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싸라기 Oct 06. 2023

하루에 3권의 책을 읽는 방법.

독서 강박증 탈출.

붉은 노을과 기분 좋은 바람이 얼굴을 스치며 감성 돋는 음악과 함께 차 한 잔 마시고 싶은 생각이 드는 계절이 찾아왔습니다.

이런 멋진 계절을 맞이하면 그동안 잊고 지낸 사람들을 만나고 싶은 생각과 함게 한 가지 더 머리에 스치는 생각 하나가 있습니다. 그것은 마치 강박증과 같은 부담감을 안고 다가오는... 언제나 누구나 그러하듯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호기롭게 시작했다가 씁쓸한 미소를 짓거나 혹은 심하게는 허탈함으로 포기하는 그것. 바로 독서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러저러한 방법들을 제시하며 독서를 독려하지만 사실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적어도 저에게는...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답답하기만 했습니다. 아마도 저와 같은 분들이 적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고민을 하던 중 어느 날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왜 한 달이라는 기간을 두고 또 왜 몇 권을 끝까지 다 읽었냐고 묻는 것이 기준일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잘못된 고정관념이었습니다. 그동안 다독이라는 것에만 매달려 있었던 것입니다. 게다가 한 권의 책을 잡으면 무조건 끝까지 읽어야 제대로 읽은 것이고 그래야만 다른 책을 읽을 권리가 주어진 것처럼 강박과 고정관념에 매달려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혹시라도 이렇게 드문드문 읽어내는 독서 형태를 보면 잘못된 방법으로 지적받으면 어떡하나 하는 문화에서도 자유로워져야 합니다.

이렇게 고정관념에서 자유로워지자 저는 그길로 일고 싶은 책을 사기 위해 서점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러자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두렵게만 느껴지는 서점 안의 모든 책들이 마치 뷔페식당에 온 것처럼 느껴진 것입니다.

돈만 많다면 서점 안의 모든 책을 사고 싶어졌습니다.

먼저 베스트셀러 코너로 가서 이리저리 가서 뒤적뒤적 거리다가 철학 코너, 시사코너, 소설 코너 등등 뷔페식당에서 음식을 접시에 담듯이 책들과 글들을 탐닉하게 되었습니다.

독서는 뷔페처럼 즐겁게 식사하듯이 해야 합니다. 늦은 나이에 독서와 글쓰기를 하게 된 것도 책을 얼마나 많이 읽었냐의 사슬에서 벗어났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많은 독서량이 많은 지식을 습득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독서 레벨이 사람마다 다르기에 일괄 적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독서를 이제 막 시작한 사람이나, 독서의 레벨이 낮은 사람들이 이 방법으로 독서를 한다면 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집안 곳곳에 책이 있습니다.

소파 위에 두 권, 화장실에 한 권, 침실에도 두 권, 식탁에도 두었으며 심지어 차 안에도 여러 권의 책이 있습니다. 생각을 해야 하는 깊이 있는 전문서적을 읽다가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나올 때는 가벼운 소설이나 시를 읽거나 에세이를 읽습니다. 독서를 하다가 좋은 글귀나 기억해야 할 문장이 나오면 밑줄도 그어놓고 메모도 해놓습니다. 이렇게 독서를 하는 저에게는 나름대로의 규칙이 있습니다.

첫 번째, 책은 무조건 지류 책을 구매하기.

두 번째, 책에 메모를 하더라도 찢거나 접지는 말자.

셋째는, 빌려준 돈은 못 받더라도 빌려준 책은 반드시 회수하기.

이렇게 세 가지입니다.

요즘 오디오북도 많이 유행합니다. 가끔은 이용하기도 했지만 어디까지나 보조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류 책에서 느껴지는 종이 냄새를 맡으며, 귀로는 책장을 넘길 때 들리는 사각사각 거리는 속삭임도 들으며, 또 마음에 드는 책을 읽으며 그책을 나의 것으로 소장한다는 뿌듯함은 세상 어떤 것보다 색다른 즐거움과 만족감을 가져다줍니다. 

목차를 보다가 마음에 드는 글이 눈에 띄면 앞의 목록은 건너뛰고 읽다가 어느덧 지루해지고 이해가 안 가면 다른 책으로 기분전환을 하고, 그러던 어느날 집중력이 높아진 날에는 철학 책이나 전문서적을 읽는 형태로 독서를 한다면 하루에 세 권이 아닌 다섯 권도 가능합니다. 물론 읽다가 탄력이 생겨서 끝까지 읽게 된다거나 소설처럼 흐름을 잊지 말아야 할 그런 책들은 어쩔 수 없는 예외지만, 장편소설도 역시나 잠시 흐름이 끊길 때가 있기 마련임은 틀림없을 것입니다.

끝으로 바라건대 저의 이런 독서법과 더불어 이 글이 독서로 인해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 적어지고 독서의 즐거움을 느끼는 분들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이전 09화 오렌지색 지구(부제 Planet Earth 2075)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