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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빛꿈맘 May 06. 2024

왜 시어머님은 우리 김장김치를 안챙겨주시지

2010년 12월 겨울이 되었다


남편과 나는 2005년 12월 부터 양가

부모님께 허락을 받고 동거를 시작했다


그전 연애는 2002년 12월에 소개팅으로

만나서 눈에 콩깍지가 씌어서 여기까지

오게되었던 것이다


뭐 어찌돼었든 동거를 하게되고

2010년 7월 여름 어느 날 남편은

결혼을 얘기하게 되었다

 첫 째 아이가 2010년 늦여름 쯤 생각지도 못했는데 감사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고

우리에게 찾아온 아이가 신기하기만 했다

그렇게 우린 결혼 준비를 하게 되었다


웨딩 촬영을 하고 우여곡절 시어머님이

시부모님 결혼한 달에는 자식이 결혼하는게

아니라고 따지셔서 우리는 어쩔수 없이

다음해인 2011년 1월에 결혼 날짜를 잡았다

결혼 날짜는 친정 부모님께서 좋은 날로

받아주셨다


2010년 12월 난 임신 5개월이 되었다


남편과 나는 작은 원룸에서 살고 있었다

그해 12월 초 중순 쯤 시어머님께서

담궈주신 첫 김장김치 한통!!


따르릉 남편에게 전화하신 시어머님이

김장김치를 담궜다고 하시며 시댁 집에와서

가지고 가라고 하셨다


사실 남편과 내가 동거 하는 동안

단 한번도 시어머님께 김장김치를

받아서 먹은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그동안 시골 친정 부모님께서 담궈서

보내주신 전라도 김장김치만 받아서

먹었었다


어머 시어머님이 웬일로 김장김치를

다 챙겨주시지 늘 내 마음은 김장김치

한번도 안챙겨주시는 시어머님이 싫었다

당연히 챙겨주는게 맞는거 아닌가 하면서

그때만해도 친정 부모님이 담궈서 택배로

정성가득 보내주신 김장김치도 당연스레

받아먹을 줄만알았다

 왜 우리 시어머님은 김장김치를
안챙겨주시지
당연히 챙겨주시는 것 아닌가

라고 생각했던 내가 정말 그때는 철이없었구나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는 내가 정말 철이 없었

던 거였다


우리 시어머님은 충청도 분이신데
그날 남편이랑 김장김치를 받으러
다녀왔는데 히힛 김장김치가
왜 이렇게 싱거운거지
뜨앗 우리집 시골 김치는 찐한
양념에 온갖 갖은 젖갈도 듬뿍
들어가서 엄청 맛깔스러운데
라는 생각이 들기는 했었다

그런데 맵지않고 슴슴하기는
한데 충청도식 김치도 먹으면
먹을수록 괜찮았다

하하하 그 그런데 시어머님
손맛이 점점점 변하셔서
지금은 김치 양념이 엄청 진해졌다
그리고 매콤해졌다 하하하
그래도 시어머님표 김장김치는
우리 친정 부모님표 김장김치 처럼
맛깔스럽다

이제 우리는 양가 부모님께
김장김치를 받아먹지 않는다

벌써 몇년이되었다
후회하지 않는다

나도 나만의 손맛이 든
김장김치를 담글줄 알아야하니
이제는 남편의 그한마디

너도 김치담글줄 알아야지 않겠냐
는 말에 동의할 수 있게되었다

몇 년 전이었을까
시어머님댁 김장하신다고
하셔서 고모네랑 우리랑
온 가족들이 모여서 시어머님
김장 김장김치 담그기를 도와드렸다
몸은 힘들지만 어찌나 뿌듯하던지
모른다
그때 시어머님표 수육에
갓 담근 김장김치에
곁들여서 먹는데 그 꿀맛을
잊을수가없다

이제는 우리도 시어머님께
김장김치를 받아먹지 않기도 하고
고모네는 시댁에서 많이 챙겨주시기도
하고 여기저기서 지인분들께 많이
받아서 드신다고 한다
그래서 시어머님은 겨울에
김장김치를 간단히 드실것만
담그시게 되었다

김장하실때도 자식들에게
말씀하지 않으시고 소리없이
조용히 담그신다


어머님 김장김치 언제담그세요
가서 도와드릴게요

됐다 많이 담그는것도
아닌데 나혼자 담그면돼

네 어머니~

이제 시어머님은
김장김치를 간단히 담시고

가끔씩 계절 김치 담그실때면
한봉지 씩 가지고 가라고
챙겨 주실때도 있으시다

우리 시어머님표 파김치가
정말 맛깔스러운데
남편 눈치보여서
받아오기가 조심스러울 때가
있기는하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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