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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이경 Sep 12. 2022

당신의 세계를 투영해 보면

Being alive is a miracle in itself.

  나의 삶을 지탱하게 하는 것도 중력이고, 나의 삶을 삭탈하는 것도 중력이다. 결국 내가 중력을 버틸 수 있는 내력(힘)이 사라진다면, 나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이다. 이것이 하드웨어의 역할이다.
  나의 정신세계가 소프트웨어라면, 내 몸은 하드웨어가 분명 커니와 둘 중 어느 것 하나가 옳지 아니한 상태라면, 인간이라는 시스템으로서 정상적인 상태는 종말을 고한다. 당신은 이러한 인식의 프리즘을 믿는가?

  그 대상이 인간이 아닌 순수 기계시스템이라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기계를 구성하는 하드웨어 역시 무시무시한 중력에 전적으로 지배당하기 때문이다. 실제 일상의 생활에서 느끼는 중력은 그저 지나치듯 무시할 수 있을 정도라서 우리가 사는 차원에서는 이 존재를 거의 느낄 수 없다. 물리학적으로 우주를 지배하는 4가지 힘은 약력, 강력, 전자기력, 그리고 초거대의 중력이다. 이것 역시 물리학의 역사를 분해한 프리즘의 결과이지만, 이걸 당신이 믿느냐 안 믿느냐의 문제는 미발견의 학문적 영역이기에 별도의 공부를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혹여, 더 있을지도 모를 한 가지의 힘을 만약 당신이 발견하게 된다면? 우주를 지배하는 5가지 힘으로 교과서의 내용이 바뀔 것이고, 그동안 세상을 지배하던 물리법칙 들은 완전히 180도 뒤집혀 그야말로 난리가 날것이다. 게다가 더욱 흥미로운 점은 노벨상(에는 관심이 없지만 상금)을 받으러 당신은 서둘러 북유럽으로 떠나는 항공편을 예약해야 한다.
  
  본시 직업이 프로그래머이자 소프트웨어 기술자였던 일런 머스크는 하드웨어를 전적으로 무시해온 멍청이라는 애매한 소문이 있다. 중력의 존재를 우습게 알고 자동차부터 우주선까지 그가 벌인 사업에서 지불한 실습 비용이 천문학적 수준임은 항간에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무조건 밀어붙이고 보는 괴팍한 성격의 소프트웨어 기술자로서, 그가 판단하기에는 단순한 껍데기에 불과한 하드웨어에 얼마나 혼쭐이 났으면, 머스크를 설득하는 간단한 방법은 알려진 물리법칙을 어렵게 들먹이면 통한다는 얘기까지 심심치 않게 나돌 정도이니 짐작이 갈 만도 하다.

  비록 점쟁이는 아니지만, 머스크의 지속가능성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그가 내일 망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는 것은 기업의 리가 부실하다기보다는, 하드웨어적 밑구녕이(?) 아예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일말의 가능성이라는 머스크의 룰렛 판에 대규모의 자원을 배팅하고 은근히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실정이다. 대박을 차건 쪽박을 차건 결국 사건의 유형은 두 가지로 나뉘겠지만, 차질이 있더라도 단지 상황이 좋지 않았을 뿐이라며 다독이고 자신의 선택과 믿음에 후회하지 않는다. 비암 장사 옆에서 바람잡이를 몇 년 경험한 사실로 미루어 보자면, 우습게도 망한다는 것은 전혀 서글픈 사실이 아니다. 인류의 역사는 흥망성쇠를 거듭해왔기 때문이다. 사실을 몇 개 모았다고 하여 그것이 진실이 될 수 없다는 판단은 전적으로 옳지만, 거듭되는 징조를 좌시하면 느닷없이 닥치는 날벼락을 피하기는 어려운 법이다.

  수백 개의 집어등이 어지러운 현란한 광명에 낚인 오징어는, 별것 없는 수은등의 사기성 불빛과 제 목숨을 교환하고 있다. 그러나 희망으로 알고 있던 광명이 곧 죽음이라는 사실을 불쌍한 오징어는 알리가 없다.

Hexagonal Prism

  나 자신 스스로를 인식의 프리즘에 투영하면,  프리즘 안에 내가 있을까? 아니면 밖에 있을까? 혹은, 공즉시색 어귀의 어디쯤에서 오로지 가능성의 확률로만 분포되어 존재 정보가 막연한 허상의 실루엣은 아닐까?


  살아 있다는 것, 그 자체가 기적이다. 양자역학적 해석으로 살아 있다는 것이 대단히 이상한 정보라는 믿기어려운 사실에 나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더구나, 잠시동안 왔다 가는 세상에서 자기표현이라는 인식의 프리즘을 지녔다는 것은 더욱더 생뚱맞고 괴이한 정보가 아닐 수 없다. 모든것은 기적이 아닐 수 없다.

  There are two ways...  First of all, Nevertheless, there is no miracle. Then the second time Nevertheless, everything is a mira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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