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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풍기정 Mar 25. 2024

[에세이] "프리랜서 작가는 이런 일을 합니다"ep.3

시나리오 작업 ep.3


(ep.2에서 이어집니다)


간략하게 형태를 갖춘 이야기에 디테일한 요소들까지 추가하고 나면 어려운 과정은 어느 정도 끝났다고 볼 수 있다. 이다음 작업은 앞에서 했던 일들의 세부 반복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야기의 첫 시작부터 끝까지 몇 번이고 반복해 읽으며 각 부분에 질문을 던지고 대답을 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은 이야기의 개연성과 인물의 당위성을 높이고 이야기의 설득력을 가지기 위해 진행된다.


위 목표를 이루기 위한 이번 작업은, 간략하게 말해서 왜?라는 질문에 대답을 하는 것으로 이야기의 설득력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질문과 대답이라니, 무슨 말인가 싶을 텐데, 나 역시 그럴 줄 알고 이해를 돕기 위해 최대한 상세하게 설명을 했으니, 천천히 따라오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튼, 설득력이라는 건 이야기의 아주 중요한 부분인데, 쉽게 설명하자면 이해를 시키는 것이다. 이야기를 접하는 이가 느낄 수 있는 왜?라는 질문에 미리 대답을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예를 들어서,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이 우연히 길에서 5만 원권을 주웠다고 하자. 이야기 진행에 따라 인물은 주운 돈을 경찰서로 가져가 주었고, 그런 자신의 선행에 스스로 만족했다는 결말이라면, 여기에서 설득력은 이야기의 각 부분에 "왜?"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에 알맞은 대답을 함으로써 생긴다.


그러면 다시 이야기의 처음으로 돌아가서, 인물은 왜 길을 걷고 있었고, 왜 5만 원을 지나치는 게 아니라 주웠던 것이며, 왜 경찰서로 가져가 주었는지, 그리고는 왜 자신의 선행에 만족했는지에 대한 모든 왜?라는 질문에 걸맞은 대답을 하며 이야기의 설득력을 만들면 된다.


그럼 이제 질문에 대답을 해보며 실제로 어떻게 이야기에 설득력이 더해지는지 보자.


인물은 대학생으로, 수업을 들으러 대학교로 가는 길을 걷고 있었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을 따라 봉사와 기부를 하며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을 돕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선행들을 실천하는데 행복을 느끼며 살아온 인물은 바닥에 떨어진 돈을 발견한다. 타인을 돕는 것에 큰 가치를 두고 살아가던 인물은 돈을 지나쳐 가거나 자신이 가지는 것보다 경찰서로 가져다주어서 돈을 잃어버린 사람이 돈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한다. 이렇게 돈을 잃어버린 사람이 돈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주인공은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에 걸맞은 행동을 한 자신이 자랑스럽고, 만족스럽다.


이처럼, 왜?라는 질문에 걸맞은 설명과 대답을 추가하면 이야기가 훨씬 더 풍성해지고 치밀해진다. 이렇게 하면 인물의 성격과 특징, 배경은 물론이고 인물의 당위성까지 챙길 수 있다. 위 예시처럼 인물에 대해서만 왜?라는 질문을 하는 것이 아닌 이야기 상의 크고 작은 사건과 사고에 대해서도 왜?라는 질문을 달고 그에 걸맞은 대답을 한다면, 이야기의 개연성 역시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질문과 대답을 통해 이야기를 접할 이의 이해를 돕고, 생길 수 있는 의문과 질문에 미리 대답을 하는 것이다.


다소 어렵게 들릴 수 있음을 안다. 하지만 본질 자체는 굉장히 쉽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이 왜 그렇게 행동하고 생각하며 판단했는지를 인물을 지켜보는 이들에게 이해를 시키는 과정. 즉, 설득력을 가지는 과정이다. 이처럼 이야기를 세세하게 해부하고, 그 안에 있는 인물의 일거수일투족에 이유와 의미를 붙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이야기의 개연성, 인물의 당위성은 설득력을 따라 자연스럽게 높아진다. 정말 흥미롭고 이해하기 쉬우며 결론적으로 재밌다고 느끼는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과정인 것이다.


(ep.4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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