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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운 Oct 11. 2021

가을 고구마로 바사삭 고구마튀김 만들기

만드는 데는 시간이 걸리지만 먹는 데는 순삭이에요.

고구마가 제철인 가을입니다. 밭에서 수확해서 열흘 정도 상온에 숙성시키면 단맛이 올라가는 고구마는 보관이 까다롭습니다. 오랫동안 보관하려면 흙을 털어낸 후 땅 속 온도와 비슷하며 그늘지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펼쳐서 보관하면 오랫동안 신선하게 드실 수 있습니다. 보통 가정에서 1 Box씩 구입하면 1/3은 맛있게, 1/3은 조금 도려내 가며, 나머지 1/3은 싹이 나거나 썩어서 버리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맛있게 드시려면 상한 것보다는 싱싱한 것부터 드시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상한 것을 먼저 먹다 보면 계속 상한 것만 먹는 기분이 들어 고구마 자체가 맛없는 고구마처럼 느껴지니까요. 조금씩 사서 먹자니 비싸고, 싼 값으로 먹자니 1 Box가 부담스러우시다면 모두 삶거나 오븐에 구워서 1회 분량씩 밀봉한 후 냉동 보관했다가 해동 해 드시거나, 말랭이로 만들어 드시면 맛있게 드실 수 있습니다.


저는 가공된 간식 류보다 자연식 간식을 선호하는 편이라, 옥수수, 감자, 고구마 등을 많이 좋아합니다. 그런데 삶거나 구워놓으면 저만 먹고 가족들이 먹지 않아서 오늘은 튀김으로 만들어보려고 해요. 튀김은... ㅠ.ㅠ 기름 냄새를 싫어해서 자주 하지 못하는데 휴일의 마지막 날이고, 오늘이 지나면 크리스마스가 될 때까지 휴일이 없으니 큰맘 먹고 고구마튀김을 해 보려고 합니다. 중간고사를 앞둔 앵글이의 열량 보충 삼아 정성을 들여 엄마표 간식을 만들어볼까요?



가을 고구마로 바사삭 고구마튀김 만들기



아래층 동생에게서 고구마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고구마 크기가 어마어마합니다. 삶았을 때보다 튀겼을 때 폼 날 만한 크기의 고구마라서 순간!! 살짝 많은 생각이 휩쓸고 지나갑니다. 그러다 이내, 기쁜 마음으로 손질을 시작했습니다. 맛있으면 0칼로리~ *^^*



고구마에 뭍은 흙을 채소 세척 솔로 쓱쓱 싹싹 씻어주었습니다.



신문물을 소개 안 할 수 없죠?

고구마, 감자, 당근, 무처럼 흙이 많이 묻어있는 채소를 닦기도 좋고, 왁스가 많이 뿌려진 홍로와 같은 사과를 씻기에도 그만입니다. 쓱쓱 싹싹 닦으면 개운해지거든요. 값도 저렴합니다. 두세 개 구입해서 눌어붙은 스텐냄비를 닦는 데 사용하셔도 좋습니다.


 

깨끗이 세척된 고구마를 흠집만 제거해서 껍질 채 튀김을 만드셔도 좋습니다. 앵글이와 동글이는 껍질을 까서 해 주는 것을 더 좋아해서 껍질을 제거해 보겠습니다.



갈변을 막기 위해 물을 약하게 틀어주며 껍질을 제거한 후 찬 물에 바로 담가서 거무튀튀하게 변하는 갈변을 예방해 주세요. 보기 좋은 음식이 먹기도 좋잖아요? ^^



0.8cm 정도의 두께로 잘라주었습니다. 너무 얇으면 튀김옷을 많이 먹게 되고 너무 두꺼우면 익히는 시간이 많이 걸려서 튀김옷은 얇게, 고구마는 잘 익는 정도로 잘라주었습니다.



갈변을 막기 위해 물에 얼른 담가 둔 후 두세 번 세척해서 물기를 빼주었어요.



오목한 볼에 튀김가루를 넣고 고구마에 밀가루 옷을 얇게 입혀줍니다. 묻어난 밀가루를 툭툭 털어서 얇게 피막을 씌워주세요.



튀김 반죽은 차가운 탄산수와 식용유 1~2큰술 정도 넣고 반죽을 해 주면 더 바삭바삭합니다. 탄산수가 없다면 얼음물로 반죽을 해주셔도 좋아요.



반죽이 미끄러지듯 후루룩 떨어지는 정도의 점도가 좋습니다. 너무 되직하면 튀김옷이 두꺼워지고, 너무 묽으면 바삭한 식감이 없어지니까요.



기름의 온도가 달아올랐는지 반죽 한 방울을 떨어뜨려본 후 반죽이 바로 솟아 오르면 고구마를 넣습니다. 반죽에 담갔다가 얇게 겉에만 반죽이 묻어날 정도로 옷을 입혀서 프라이팬에 투하!



고구마를 넣자마자 뽀글뽀글 기름이 솟아나는 것 보이시죠? 기름 온도가 딱 적당하네요.



2번 튀길 거라서 튀김이 기름에 담가질 정도로 8~10개 정도 넣은 후 불을 중불로 낮춰서 고구마가 속까지 익도록 해 줍니다. 그리고 뜰채에 올려 기름은 한 김 식혀주고 잠시 휴식할 동안 다음 튀김을 넣어주세요.



2차로 튀기기 전에 부스러기를 건져 내주세요. 부스러기가 타면서 기름도 태우고 튀김에 붙어 깔끔하게 튀겨지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기름 온도를 높여서 짧게 튀겨줄 거예요. 2번째 튀길 때는 튀김이 머금고 있는 기름을 밀어내면서 튀김이 바삭해집니다. 1차로 튀긴 후 휴식하고 있던 튀김을 모아 한번에 넣어서 튀겨주세요.



공기 기포가 많아지는 거 보이시죠? 튀김 속 기름과 공기를 밀어내고 있어요. 바삭해질 튀김이 기대가 되는걸요?



겉에 묻어있는 기름을 흡수하도록 키친타월을 깔아주었어요. 한 김 식혀서 보관하면 되겠죠?



튀김을 그릇에 담아 동글이에게 한 접시, 커피와 함께 남편에게 한 접시 가져다주었어요. 갓 튀긴 튀김에서 바사삭 소리를 담아 들려드렸어야 하는데 깜박 잊었네요.



고구마를 선물해 준 동생에게 가져다 줄 고구마튀김이에요. 위아래층에 사니 멀리 가지 않아도 되고 튀김이 식기 전에 배달이 가능해서 좋네요. 조금 여유롭게 만들면 이웃과 함께 나눠먹으며 정도 나눌 수 있어서 좋습니다. 현관에서 초인종을 누르니 조카 둘이서 뛰어나와 맞아주네요. 온몸으로 맞아주는 게 이모일까요? 고구마튀김일까요? ^^



만드느라 애썼으니 저도 커피와 함께 고구마튀김으로 아침을 대신하려고 해요. 맛있게 먹으려도 세팅은 했는데 사실 기름 냄새를 맡아 속이 '니글니글'하네요. 주부들의 노고가 느껴지시나요? 가족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주고 주부들은 냄새로 이미 맛을 본 지라 본인이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기가 어려워요. 그래도 열심히 만드는 것은 사랑하는 가족들이 '맛있다!'라고 예찬하며 잘 먹어주는 모습이 사랑스러워서이지요. 그 마음을 알아주고 조금 과하게 격려해 주시면 힘이 더 쑥쑥 나겠죠?




MBN '알토란'에 소개된 나박김치


오늘은 요리 솜씨 필요 없는 '고구마튀김'을 만들어보았어요. 사실 커피보다는 시원하고 칼칼한 나박김치와 함께 곁들이면 더 맛이 나죠. 새콤하게 익은 나박김치가 생각나네요. 생각만 했는데도 군침이 도는 것을 보니, 역시 느끼한 맛 잡아주는 데는 우리 김치가 최고인 것 같습니다. 만들어서 2~3일 숙성시켜 시원하게 먹으면 입맛 되는 나박김치를 담가봐야겠네요. 김치가 익을 무렵 고구마튀김은 사라지고 없을 테니 다시 튀겨야 할까요? ㅎㅎ


만드는 데는 시간이 걸리지만 먹는 데는 순삭이에요. 그래도 맛 좋은 간식으로 함께 나눈 아침이 보람찬 것을 보면 부정하려 해도 부정이 되지 않는 엄마 마음인 것 같습니다. 연휴 마지막 날~ 가족들과 함께 추억 가득한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가족을 위해 부지런한 아침을 보낸 로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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