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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린제이 Sep 08. 2021

소곤소곤 - 마음 스위치

울컥하는 순간들

마음에 여러 가지의 스위치가 있다.

여기에 경고등이나 깜빡이 따위는 없다.


보통의 나날들은 그냥저냥 흘러가지만 어느 순간 스위치가 켜지면 끄는데 상당한 노력이 들어 꽤나 피곤하다.

세상의 모든 일에 인과가 있을 것이 분명한데도 원인의 전후를 찾는 것 또한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

.

뾰족한 날이 서는 스위치가 켜지면

 주고받던 농담도 칼처럼 꽂혀 생채기가 나기도 하고 그냥 흘릴  있는 말들도 마음에 남아 맴도는 날이 있다.

스위치가 먼저 켜져 있던 것인지  말로 인해 스위치가 켜진 건지는 불분명하지만  후자 쪽에  가까지 않을까?

.

무기력한 스위치는 모든 게 흐물흐물.

게으름이 한껏 어깨를 추켜올리며 나를 덮는다.

여기엔 쁨이나 슬픔은 없다.

그냥 아무 생각이 들지 않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그런 무기력함이 그러나 꽤나 당당하여 속수무책이다.

.

요 며칠 별것 아닌 것에 울컥하는 스위치가 켜졌다.

동물농장을 보다가도,

애니메이션을 보다가도 ,

광고를 보다가도,

어떤 글귀를 읽다가도,

나도 모르게 울컥하여 눈물이 난다.


정말 별것 아닌 것에 반응하여 스스로 '나 왜 이러지?'라는 질문이 절로 나오는 중이다.


어쨌거나 이런 반응은 약간 귀찮기도 하여 끌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만만한 게 날씨라 날씨 탓을 해본다.


본래도 찬바람에 약한 나였다.

이렇게 계절이 넘어가는 순간에 약하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너무 '불쑥' 이잖아.

사실 뭐 딱히 조심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기도 하다.


뾰족한 스위치가 잠잠한 것에 조금은 위안을 삼으며

조금 울어도 괜찮지 않나 하는 결론을 내린다.

우는 건 건강한 거니깐 공감능력이 한껏 발휘하는 순간이라 칭하자.


그래도 당분간 슬픈 영화는 자제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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