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행복이라 하면 뭔가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
그래서 삶에 의미를 많이 부여하는지도 모르겠다.
매일 행복하기 위해서는 뭔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흘려보내는 일상이 너무 무의미해지지 않을까?
매일 이벤트가 있다면 그것 또한 힘들 것 같다. 오늘은 어떤 일이 생길까 기대하는 것도 에너지가 소모되는 일이니까.
사람들은 불안을 좋지 않은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불안을 느끼지 않으려고, 남에게 불안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꽁꽁 숨겨두고 있다. 그러나 인간에게는 불안이라는 DNA를 가지고 태어났다. 선사 시대에는 불안이라는 감정 덕분에 늘 조심하며 생명을 지켜올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에게도 불안이라는 감정이 없다면, 위험을 감지하기 어려워진다. 늘 좋은 감정만 느끼고 산다면 위험해서 피해야 할 상황도 좋다고 느끼며 그대로 맞이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건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는 일이다.
불안이 우리에게 필요한 감정이듯이, 매일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무감정으로 하루를 보내는 것도 필요한 감정이지 않을까? 감정을 느끼는 것도 에너지가 필요하기에, 늘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이것이 나에게 강박으로 다가올 수도 있을 것이다.
오늘은 특별한 것이 없는 평범한 하루였다.
하루 세끼 밥 잘 차려먹고, 잠도 잘 자고,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안전하게 병원도 다녀왔다. 저녁에는 가족들과 모여 이야기도 나누고, 아들과 소소한 이야기를 하며 아들의 미소도 보고, 아들이 감기약도 빼먹지 않고 잘 먹은 날이다. 말 그대로 무탈히 지나간 하루이다.
하루를 별 일 없이 잘 보낸 것도 행복이라는 감정에 들어가지 않을까?
사람마다 무탈한 하루는 다를 것이다.
성격이 다르고 기질이 다르듯이 우리의 사는 모습도 다 다르니까.
서로 다른 하루이지만 오늘 하루 무탈히 보냈다면 이 또한 행복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