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번째 마후문
19살의 겨울이었다.
수능이 막 끝났다.
나는 하고 싶은 것이 많은 아이였다.
우선 수능이 끝났으니,
나 스스로 돈을 벌어보고 싶었다.
무엇을 할까?
어차피 돈을 벌기로 했으니,
몸은 조금 고단하더라고
돈이 되는 일을 하고 싶었다.
당시 한 살 많은 이웃 언니가
공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일반 아르바이트보다도 시급이 훨씬 높았다.
그리고 야간작업을 하는 경우에는
더 많은 돈을 준다고 한다.
그래서 시작된 공장에서의 아르바이트
일주일은 주간, 그다음 일주일은 야간작업이었다.
나는 잊히지 않는다.
잠 못 이루며 꾸벅꾸벅 피곤에 감기는 눈을 억지로 뜨고 야간작업을 했던 그 순간...
힘들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보상 같은 휴식시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1시간의 짬.
그 시간에 함께 일하던 언니와 나는 돗자리를 들고 공장 어느 한편에 있는 계단을 올라갔다.
올라가고 올라가다 보면
돗자리 하나 펼 수 있는 장소가 나온다.
그곳에서 우리는 몸을 뉘었다.
이상하다.
분명 졸렸는데,,
우리는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추워서가 아니었다.
차가운 바닥 때문이 아니었다.
겨울밤,
너무나 깊은 푸른 하늘
그곳에서 빛나는 별을 놓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매번 다짐했다.
오늘은 꼭 눈을 감고 쉬자며.
그런데 이상하다.
깊고 깊은 추은 겨울밤의
유난히 빛이 나던 별을 보고 있으면
잠이 달아난다.
그렇게 우리는 별을 보며
누워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어느 아침에 공장을 나오는데
눈이 흩날렸다.
하얀 별이 눈이 되어 내렸다.
나의 20살이 시작된 것이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유난히 가슴 시린 계절,
차가운 바람이 부는 날은 더욱더 생각난다.
19살의 그 겨울이.
몸은 피곤하데,
마음은 반짝이던 별을 담던
나의 10대의 마지막 깊은 겨울밤이 생각난다.
힘겨웠던 순간들 마저도
별과 함께
아름다운 꿈을 피우려던 나의 의지.
흔들림 없던 순수함.
그때부터였을까?
나는 서시가 좋았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
별을 노래하다...
나는 그렇게 살고 싶다.
별을 노래하며 별을 바라보며 꿈꾸던 19살의
내 마음을 간직하며 살아가고 싶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