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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뚜벅이의 끄적끄적

by 달바다

나는 나를 삼킬 수 있는 어둠이 좋아
내 모든 걸 없던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것 같거든
그리고 내가 지우고 싶은 과거도 지울 수 있을 것 같아
오늘도 어둠이 깔린 내 방에서 이 글을 끄적이고 있는 중이야
방에 가득 찬 까만 어둠이 나를 포근하게 감싸는 것 같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더 내 모든 감각이 집중되는 것 같아
엄마의 코 고는 소리, 내 폰에서 희미하게 나오는 불빛
여러 가지 창밖의 가로등 불빛조차 아름답다고 생각해
그러다 문득 어둠은 여러 가지 것들을 감추지만
그와 반대로 빛을 더 바랄 수 있게 만든다고 생각해
내가 어둠을 좋아하는 이유는 숨을 수가 있어서가 아니라
내가 빛날 수 있을 거라는 바람 때문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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