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 오마주 – 리어왕: 사랑이라는 착각》

by J이렌


의뢰인 정보


이름: 박재우 (가명)

나이: 64세

직업: 퇴직한 중소기업 대표

접수 감정: “나는 사랑받고 있는 줄 알았습니다”

“내가 딸들에게 뭘 그렇게 잘못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다 줬다고 생각했는데요.”

“딸들에게 전 재산을 넘긴 건 믿음 때문이 아니라, 사랑받고 있다고 착각했기 때문입니다.

그 착각은 늙은 나에게 아주 비싼 대가를 요구하더군요.”



가온 감정소장 로그


그는 말보다 표정이 먼저 무너지는 사람이었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며 세 번 멈췄고, 끝내 울지 않았다.


“가장 착한 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 아이는 말로 사랑을 증명하진 않았지만, 언제나 곁에 있었습니다.”


그는 분노가 아니라, 억울함을 말로 꺼냈다.

그 감정은 껍질을 벗기면 외로움이었고,

그 외로움은 껍질을 벗기면—

사랑이었다.


“나는 다 줬다고 생각했어요.

학비도, 결혼 자금도, 집도…

근데 아무도 고맙다는 말을 안 하네요.

아무도, 저한테 뭘 원하지도 않아요.”


가장 많이 준 사람이

가장 외로운 사람이 되는 건

정말 흔한 감정이다.

그는 사랑을 말로만 확인하려 했다.

그리고 말이 많은 사람들에게 모든 것을 내주었다.

뒤늦게, 그는 깨달았다.

진짜 사랑은 말이 아니라

남아 있는 사람이었다.



감정 그래프 (카일 제공)

• 분노: 82

• 후회: 91

• 고립감: 78

• 애정: 60

• 자기 비난: 94


“전부 준 다음에야,

누가 내 곁에 남았는지 알게 된다.”



라일 분석 로그


리어왕 증후군은 노년의 감정 착시에 가깝다.

사랑받고 있다는 착각은 외로움에서 비롯된다.

그 외로움을 채우기 위해 가진 것을 내어준다.


그러나 조건 없는 사랑은 말이 아닌,

위기 이후의 태도에서 드러난다.


감정의 착오는 관계의 파국으로 이어지며,

늦은 깨달음은 종종 늦은 삶으로 되돌아온다.



Emotion Credit


사랑은 줄 수 있다.

그러나 ‘받고 싶은 방식’으로 돌아오지는 않는다.


우리는 자주 준 것만 기억하고,

받은 건 당연하게 여긴다.

그래서 ‘왜 이렇게까지 했는데?’라는 말이 나온다.


가장 깊은 오해는

“사랑했다는 사실은 진심이었다”는 말 뒤에 숨어 있다.

사랑을 믿고 준 사람이 가장 많이 다친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도,

사랑은 증명되어야 한다.


말로 사랑을 샀고,

침묵을 배신이라 여겼던 사람은

결국 자신을 버린 사랑에

뒤늦게 울게 된다.


그는 혼잣말처럼 말했다.

“그 아이가 말하지 않은 건, 나를 믿지 않았기 때문이었을까요?”



작가의 말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은

한 인간이 ‘사랑이라는 환상’으로부터 어떻게 무너지는지를 보여주는 비극입니다.

가족 사이의 오해, 침묵, 기대,

그리고 그 기대가 부서질 때의 감정 파편을 그려냅니다.


이 감정 로그는

재산을 대가로 관계를 지키려 했던

한 가장의 늦은 통찰에 관한 기록입니다.

현대판 리어왕처럼,

‘주고도 남은 것 없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사랑이란 착각’은 흔한 감정입니다.

그러나 그 착각이 깨질 때,

사람은 생각보다 깊게 부서집니다.

가족은 계약이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는 자주 계약처럼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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