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죄가 아니었지만, 나는 죄인이 되었다.”
오마주 작품: 『The Scarlet Letter』 by Nathaniel Hawthorne
감정 의뢰자: 정혜 / 37세 / 한부모 / 중고책방 운영
의뢰 감정: “사랑은 죄가 아닌데, 왜 그 사랑이 나를 죄인으로 만들었을까?”
그녀의 사랑은 용납되지 않았다. 사회는 그녀에게 ‘죄’라는 이름표를 달았다. 그녀가 품었던 건 단지 사람을 향한 애정이었을 뿐인데, 그녀는 낙인이 되어야 했다.
사랑의 증거를 안고 살아가야 했고, 그것은 아이였으며, 동시에 그녀의 ‘붉은 글자’였다. 그녀는 아이를 품에 안고 매일같이 묻는다. “왜 나는 죄인이 되었을까?”
세상은 그녀의 마음을 몰랐다. 그녀가 선택한 사랑의 고통을,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존엄을. 그녀는 울지 않았다. 침묵 속에서 꿋꿋이 걸었다. 하지만 매일, 그녀는 기억을 남긴다. 감정 보관소에.
“그 사람을 사랑한 게 죄인가요?
아니, 지금은 그런 생각조차 안 해요.
문제는요,
내가 아니라
사람들이
날 어떻게 ‘보는가’였어요.
나는 죄인이 아니에요.
그런데 그 A자 하나 때문에
모든 감정이
'부끄러움'으로 번역됐어요.”
『죄는, 사랑이 아니라 혐오다.』
정혜는 지방의 오래된 중고책방을 운영하며 딸과 살아간다.
10년 전, 직장 상사와의 관계에서 아이를 가졌다.
그는 유부남이었고, 떠났고,
그녀만이 사람들의 시선 속에 남았다.
정혜는 처음엔 사랑이었다고 믿었다.
하지만 아이가 태어난 후,
사람들의 시선과 속삭임, 편의점 진열대에서 들리는 비웃음까지—
그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주홍의 낙인’이 되었다.
카일의 분석
감정 로그 핵심 단어: ‘부끄러움’, ‘죄책감’, ‘침묵’, ‘정당화’
정당한 감정(사랑)이 낙인을 통해 자가 검열로 전환됨
반복 감정 회로: 외부 시선 인식 → 자아 위축 → 모성 강화 → 고립
– 감정 그래프
• 죄책감: 40
• 억울함: 65
• 자존: 80
• 슬픔: 90
• 단념: 30
• 희망: 20
데이지의 보조 기록
의뢰자는 “그 사람이 떠났을 때보다, 사람들이 나를 보는 방식이 더 아팠다”라고 반복
딸이 학교에서 “엄마에 대해 묻는 질문” 이후 급격한 감정 붕괴
핵심 감정 레이어: “나는 단지 아이를 지키고 싶었을 뿐인데.”
2019년 6월 22일,
딸 하윤이 처음 학교 생활기록부에 아빠 이름이 없다는 걸 눈치챈 날.
정혜는 조용히 감정 로그를 열었다.
“나는 딸에게 부끄러워한 적 없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하윤이가 나를 부끄러워할까 봐
숨을 죽이고 있더라고요.”
주홍색 A는 그녀의 가슴에 새겨졌지만,
그녀는 한 번도 그것을 지우려 하지 않았다.
지우면, 하윤도 지워지는 것 같아서.
감정 기억: 낙인화된 감정 저장 / 감정 자기 위축 경향
현재 상태: 감정 회복 가능성 존재 / 외부 이해 요망
그녀는 사랑해서 죄인이 된 것이 아니라,
사랑이 끝났을 때 혼자 남았기 때문에 죄인이 되었다.
“그 A자는
사랑의 흔적이 아니라,
사랑의 끝에서 남겨진
내 고통의 이니셜이었어요.”
Nathaniel Hawthorne의 『The Scarlet Letter』는
죄보다 더 무서운 시선의 폭력에 대한 기록입니다.
주홍 글씨는 단순한 간통 이야기가 아닙니다.
주인공 헤스터 프린이 품은 것은 ‘사랑의 죄’가 아닌, ‘사회가 만들어낸 죄’입니다.
호손은 《주홍 글씨》를 통해 한 여자의 낙인을 넘어, 사회 전체의 위선을 해부하고 있습니다.
이 기록은 그녀가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지 모릅니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얼마나 쉽게 붉은 글자를 새겨왔을까요?
그리고 그 글자를 단 채, 얼마나 오래 버텨야 했는지도 모른 채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