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마지막 대망의 이벤트가 끝났다.
바로 내년 우리 가족의 식탁을 책임질 김치 담그기, 김장이다.
김장은 '김치'와 '장(藏, 저장할 장)'이 합쳐진 말로, 김치를 저장한다는 뜻에서 유래했다.
단순히 음식 만드는 것을 넘어선 문화적 의미를 지니며, 2013년에는 무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도 등재되었다고 한다.
우리 집은 언니와 내가 엄마집에 모여 김장을 한다.(며느리는 안 부르심. 짝짝짝!)
엄마가 배추 등 김장거리를 그 전날 준비해 놓으시면 당일에 가서 언니와 내가 김치 속을 만들고 나머지 잔일을 한다.
사실 엄마가 다 한다고 봐야지, 언니와 나는 엄마집에 가서 깔깔거리며 김치 버무리는 시늉만 하고 온다.
엄마는 매년 김장을 하시면서도 항상 새로운가 보다. 냉장고에 김장 레시피가 붙어있다.
신선하고 엄선된 재료를 아끼지 않고 김치 속을 만든다. 김장의 핵심.
올해는 생새우와 굴이 예전보다 비쌌다고 한다.
김치 속을 배추 잎 켜켜이 발라서 가지런히 싸맨다. 속을 너무 많이 넣으면 짜고, 덜 넣으면 싱거움으로 적당량을 느낌적인 느낌으로.
이래서 음식은 손맛이라고 하나보다.
이 아름다운 자태를 보라.
갓난아기를 포대기에 싸듯이 정성 들여 싸맨 김치 위에 남은 이파리를 덮어두어 마무리를 한다. (수분유지)
김치들아, 냉장고에서 무럭무럭 익어 식탁에서 만나자.
파김치는 덤
음식을 만드는 일은 참으로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어가지만, 그중 제일 쏟아붓는 것은 정성인 것 같다.
우리 가족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상상하며 더 건강한 재료로, 더 맛있게 담그기 위해서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시간이 흐를수록 익어가는 맛처럼, 가족의 사랑도 함께 깊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올해 김장도 정성스레 담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