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리 Jun 30. 2023

이효리가 하는 그 하타요가?

삿구루와 하타요가

요가를 시작한 건 10년 전의 일이지만, 요가에 대해 제대로 알기 시작한 건 불과 3년 전이었다. 플라잉요가나 들어봤지 하타, 빈야사, 아쉬탕가요가, 인이란 이름은 낯설기 그지 없었다. 아쉬탕가가 얼마나 강력한 수련인지도 모르고 덜컥 주 3회를 등록하여 벌 받는 것 마냥 엎드려 뻗쳐하듯 다운독을 했을 정도였으니. 나는 요가를 좋아했으나 요가를 정말 몰랐다.


하타요가라는 이름 또한 마찬가지다. '이효리가 하는게 하타요가라며?'라고 들었던게 다였다. 물 흐르듯 동작이 흘러가는 빈야사와 달리 한 동작에서 오래 유지하며, 뒤로 꺾는 후굴동작이 많은 것이 하타 요가의 특징이라고 했다. 이효리의 스승님으로 잘 알려진 한주훈 선생님께서 국내에 처음 소개를 하였으며, 전통성이 있다, 정도도 초록창 검색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내가 하타요가에 빠진건 코시국 시절, 현존하는 가장 유명한 요기(Yogi)이자 현자인 인도의 삿구루 유튜브를 통해서였다. 요가를 해야 하는 이유와 그 중에서도 하타요가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는 짧은 동영상이었다. 지금 그 내용은 자세히 기억나지 않지만 한 문장이 나에게 박혔다.  


"하타요가는 몸뿐 아니라 뇌를 바꿀 수 있다"


'아니, 요가가 몸과 마음을 결합하는 것까지는 알겠는데 뇌구조까지 바꿀 수 있다고?' 나폴레온힐, 밥프록터, 네빌고다드 등 잠재의식의 대가들에게 한창 빠져있던 나는 삿구루에게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 전혀 다른 분야의 사람들 같지만 결국 그들이 하는 이야기는 매우 비슷했다. 생각이 현실을 창조한다는 것, 그러니 나를 잘 들여다보고 잘 다뤄야 한다는 것.


강렬하게 하타요가를 배우고 싶었다. 나는 몸을 통해 마음을 들여다보는 도구로 하타요가를 선택했다. 지금과 달리 2년 전 하타는 그렇게 유명하지가 않았다. 심지어 나는 지방민이었기에 전문 수업을 찾기가 더 힘들었다. 가장 활발한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을 뒤져 프리랜서 하타전문 선생님을 찾았다. 그렇게 나의 하타 수련이 시작되었다.

우붓 Radiantly Alive

몸으로 명상을 하는 기분이었다. 가만히 눈을 감고 내 안으로 들어오면 숨을 발견하게 된다. 한 동작에서 집중하여 오래 머물다 보면 우주에 떠있는 기분이 들 때도 있었다. 몸을 움직이지만 아주 깊은 명상을 할 때처럼 육신이 느껴지지 않게 된다. 그런 신비체험을 몇 번 경험하고 나면 하타를 포기 할 수 없게 된다.


울산에서 서울로, 서울에서 경기도로 이사를 가면서도 가장 먼저 찾아본 곳은 요가원이었다. 발리에 오기 전, 1년 넘게 살았던 집을 선택했던 이유도 도보 5분 거리에 소규모 하타전문 요가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발리에서도 우붓에서만 3개월 넘게 머물렀던 이유도 요가 때문이었다.


"요가는 삶의 모든 측면에서 새로운 차원의 균형과 능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 삿구루


사누르로 이사를 오며 삿구루의 Isha Hatha School of Yoga 재단이 집 근처에 있다는 것을 발견했을 땐 난 무조건 이곳에서 전통 하타를 배우겠다고 다짐했다. 일반 요가원들처럼 매일 수업이 열리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달에만 5일,12일, 21일 과정이 열리기에 나는 3월부터 기다려야 했다. 지금 가격이 거의 2배나 올라서 눈물을 삼키며 등록을 해야 했지만.


내일 드디어 21일 과정이 시작된다. 우파, 수리야, 수리야 크리야, 요가아사나, 앙가마르다나 이렇게 5가지의 고대 하타요가를 배우게 될 예정이다. 전통 방식을 고수하기에 찬물샤워, 공복, 면으로 된 요가복, 수업 시작 최소 15분 전까지 준비 등 엄격한 가이드가 있다.


과연 어떤 사람들과 어떤 에너지를 주고 받게 될지 기대도 되고, 떨리기도 한다. 파워요가와 빈야사가 대부분인 발리에서 느리게, 숨에 집중하며, 눈을 감고 할 수 있는 요가를 드디어 하다니....! 부디 하타 맛집이길 바란다!

이전 07화 히말라야 크리야 요가와 나비족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