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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리 Jun 30. 2023

히말라야 크리야 요가와 나비족

발리라는 판도라

히말라야 크리야 요가를 갔다.

토하는 줄 알았다.

아침 몸 상태가 그렇게 좋은건 아니었지만

그래서 동시에 이 수업을 할 수 있을까 두려웠지만

그래도 갔다.


1시간이 어찌나 길게 느껴지던지.

매트 위로 땀이 뚝뚝 떨어지고

눈물에 콧물에 감정은 북받쳐 오르고.


마음은 감정을 잡고 있지 않는다.

감정을 붙들고 있는 것은 내 몸이다.

몸에 붙은 감정을 털어내야 흘려보낼 수 있다.

선생님이 강조하시며 말씀하셨다.


'조금만 덜 열심히 하면 안될까?'


힘드니까 자꾸 설렁설렁 하고 싶어지고

그 틈 사이로 잡생각들이 비집고 들어온다.


"너의 모든 성의를 다 해서, 다 바쳐서 집중해!"


선생님은 귀신같이 아셨다. 쉬고 싶은 마음을.

다시 거칠고 강렬한 호흡에 날 밀어 넣는다.


마무리가 인상적이었다.

다같이 손을 마주 잡고 둥글게 섰다.

선생님께서 만트라와 노래를 계속 불러주셨다.

울림이 퍼지고, 나는 스스로를 통로가 되길 허락한다.

아래에서 위로, 양 옆으로 퍼지고 퍼진다.


영화 아바타가 생각났다.

여자 주인공이 이해할 순 없지만

아름답고 영혼이 울리는 노래를 부르던

그 장면이 떠올랐다.  


발리는 판도라다.

서로 연결됨을 느끼고, 함께 노래하며 춤춘다.

자연과 우주의 감사함을 느낀다.


나는 나비족이 되고 싶은 하늘 사람이다.

'왜 여기에 손을 올리나, 왜 눈을 이렇게 가깝게 맞추나'

연결되는게 불편하다. 어색하다.

평소 내지 않던 소리와, 쓰지 않는 몸짓을 쓴다.


어쩌다 판도라에 왔지만 점점 그게 좋아진다.

연결되고 확장하는 삶의 태도가 일상이 되길 원한다.

나비족처럼 살길 원한다.  


이제 우붓에서 사누르로 이사까지 왔으니

정글에서 물의 길을 따라 온게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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