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에서도 책을 펼쳐라.
그 빛은 언젠가 너를 비추는 별이 될 것이다."
한 소년이 있었다.
추운 밤, 나무 벽 사이로 찬바람이 스며들었다. 마른 장작이 타들어 가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리는 가운데, 작은 불빛 아래에서 낡은 책 한 권을 펼쳤다. 거친 손가락이 책장을 넘길 때마다, 사방을 감싼 어둠 속에서도 눈빛은 더욱 빛났다.
그의 이름은 에이브러햄 링컨.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통령 중 한 사람이지만, 그의 시작은 너무도 초라했다. 가난한 통나무집에서 태어나 정규 교육이라고는 거의 받지 못했던 아이. 하지만 책을 통해 세상을 배웠다.
링컨의 어린 시절, 책은 사치였다. 서가를 가득 채운 장서도, 빛나는 새 책도 없었다. 하지만 그는 간절히 원했다. 배울 수 있는 모든 것을.
어느 날, 그는 이웃집에서 책을 빌려왔다. 《조지 워싱턴 전기》.
책을 손에 넣었을 때, 그것은 종이 묶음이 아니었다. 새로운 세계로 통하는 문이었다.
밤이 깊어지고, 눈이 내리는 날, 그는 통나무집 벽에 난 틈을 메울 천 조각조차 없이 책을 가슴에 품었다.
하지만 불행은 찾아왔다.
한밤중에 눈이 몰아치는 사이, 빌려온 책이 젖어버린 것이다.
소년은 절망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다음 날, 그는 책 주인을 찾아가 말했다.
"책을 망쳤습니다. 값을 치르겠습니다."
그러고는 며칠 동안 농장에서 일해 책값을 갚았다.
그에게 책은 읽을거리가 아니었다.
그것은 노력으로 쟁취해야 하는 가치였고, 자신의 미래를 바꿀 힘이었다.
링컨의 삶을 설명하는 키워드는 자기 결정성(Self-Determination)이다.
심리학자 에드워드 데시는 인간의 동기를 연구하며 말했다. "진정한 동기는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서 자라난다."
가난과 교육의 부족이 그를 막을 수 없었던 이유는 단 하나였다.
그의 열망은 타인의 기대가 아니라, 자기 스스로의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링컨은 어릴 때부터 끊임없이 배우려 했다.
책이 부족하면 책을 찾아 나섰고, 읽을 수 없으면 촛불을 켜고 밤을 새웠다.
그에게 배움은 선택이 아니라, 삶의 이유였다.
링컨은 후에 말했다.
"나는 아버지로부터 힘센 두 팔을 받았고, 어머니로부터 책을 사랑하는 마음을 받았다."
그가 가난한 통나무집에서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백악관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단순하다.
그는 자신을 가두지 않았다.
책이 열어준 세계는 지식이 아니라, 사고의 자유, 정신의 해방이었다.
통나무집의 어두운 구석, 촛불 하나가 가물거렸다.
소년은 작은 손으로 책장을 넘기며, 머나먼 세계를 꿈꾸었다.
그 빛이 꺼질 것 같아도, 그는 믿었다.
"내가 계속 읽고, 계속 생각한다면, 언젠가 나도 무엇인가를 바꿀 수 있을 거야."
그리고 믿음은 현실이 되었다.
책 속에서 길을 찾은 소년은, 후에 미국을 이끈 대통령이 되었고, 자유와 평등을 선언하는 목소리를 남겼다.
그때의 촛불은 꺼졌을지 몰라도, 그가 남긴 빛은 아직도 우리 곁에서 타오르고 있다.
은파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