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초등학교 수업에서 타인과 다름을 인정하고, 경청과 존중으로 함께 공존해야 함을
얘기했던 적이 있다. 2학년 학생이 나 살기도 바쁜데 왜 타인을 존중해 가며 살아야 하냐고 물었다.
그 학생의 부모가 나부터 잘 살아야 된다고 했다고 한다. 물론, 나부터 잘 살아야 되는 건 맞는 말이다.
하지만 나만 아는 것은 그 의미가 다르다. 경청과 존중은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것에서부터 비롯된다.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우리 모두가 귀하게 대우받을 자격이 있다. 그 이야기를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이 알려주었다. 그 친구도 본인이 말해놓고 다소 놀란 눈치였지만, 나는 그때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었다. 그 뒤로 경청과 존중은 나의 강의모토가 되었고, 수업 참여자들에게 경청과 존중의 뜻을 꼭 물어본다. 그리고 모든 연령대를 만날 때마다 이 이야기를 꼭 해준다.
아이들에게 경청과 존중의 의미를 물어보면, 대부분 정답을 말하듯 즉각적으로 답변을 잘한다. 그러나 경청과 존중을 왜 해야 하는 지를 물으면 섣불리 대답을 하지 못한다.
아마 이 글의 제목만 보고 공존이란 뜻을 타인과 어울려야 한다는 것으로 자칫 잘못 이해하는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내가 말하는 공존은 타인의 존재를 인정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도생하는 것을 뜻한다.
강의 끝에 내가 꼭 하는 말이 있다.
" 어디에서 무얼 하시든 눈이 부시게 오늘을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공존이란 말은 바로 이런 뜻이다. 각자의 위치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것. 눈이 부시게~
공존이란 말의 영감은 생태통로에서 받았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야생동물이 지나가고 있어요~"라는 글귀가 보인다. 생태통로를 통한 인간과 야생동물의 공존. 로드킬을 당하지 않는 동물도,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사람도 좋은 그런 세상.
그런 세상을 꿈꾸며 이 책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