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희일비_마음이 공허할 때

오래도록 글을 쓰지 못한 이유

by 마음치어리더

마음이 공허할 때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하나,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둘, 자꾸 부정적인 생각이 든다.

셋, 몸이 아프다.


나는 평가에 자유롭지 못한 영혼이다.

강사로써는 끝없는 서류와 면접과 회기 마지막 만족도조사가 따르고, 집에서는 즉각적인 가족들의 피드백이 따른다.

내 몸뚱이 하나가 밑천인 나는 늘 나에 대해 끊임없이 평가 받고, 일희일비를 반복한다.

종전에는 호평을 받고 끝냈다면, 이번에는 모집에서 떨어졌다.

재미있고 유익한 수업을 추구한다는 말에 박수를 치던 아이들이 하나 둘 학원으로 떠나갔다.

머리로는 생각한다. 괜찮아. 나는 나의 길을 가면 돼. 감사하며 초심을 잃지말자.

그런데 손이 안 움직인다. 멍하니 뇌를 비어본다. 허상인 잡념만 들 뿐이다.

마음이 안 움직일 땐 몸을 움직여야지. 나가서 햇빛을 쬐어본다. 꾸준히 가는 카페에 들른다. 그나마 좋아하는 커피와 카페생각을 하면 좀 좋아지는 듯 하다.

식도가 타들어감도 모른 채 커피한잔 호로록 마시고, 모아이 석상 만큼이나 무거운 다리를 움직여 수업을 하러 간다.

매번 같은 길을 운전하면서 드는 생각은 좋은 생각만은 아니다. 아, 긍정확언 해야 되는데..

이런 날은 왠지 긍정확언도 다 인위적인 가식같다. 앞날이 안 보이니 답답하고, 갈증이 난다.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도 각자 일만 하는 거라, 따로 마음을 나눌 사람이 없다. 다들 상냥한 미소 뒤에 처절한 견제만 있을 뿐이라.

나의 고객들을 만난다. 나의 수업시작은 오늘도 또 책이냐며 볼멘소리들과 함께이다. 막상 수업시간에는 이런 아이들이 더 수업태도가 좋다. 불만일지언정 표현해주는 아이들은 설득하면 되니까. 똑똑한 아이들이라 대부분 다 잘 알아듣는다.

우리가 여기 왜 있는지. 왜 이런 활동을 하고 있고, 하지 않을 때 누구 손해인지.

자기주도란 바로 자기손해를 이해할 수 있는 아이들에게서 창출된다.

나는 오늘도 이런 일희일비를 반복한다.

인생은 돌고도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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