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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페루의 문화

어딜가나 한국인만 피하라더니.. 평화가 찾아왔다.

by 다정한 똘언니

그런말을 들은적이 있었다. "해외를 나가거든 여행이던 뭐던 한국인을 조심해라" 근데 그말이 진짜였다. 강** 그 사람은 우리가 말짱한 집으로 이사를 가는게 그냥 싫었던 것이었고 본인들은 매일매일 일을 하고 돈을 벌어서 그 돈을 모아서 벽돌사고 집 올리고 그러기를 수년째 반복하고 있었기 때문에 제대로 된 말짱한 집없이 가게 달려있는 방 한칸에서 있었다는게 불만이었던 것.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보면 이건 입장이 아주 달라진다. 우리는 그만큼 한국에서 열심히 일을 했고 돈을 벌었고 모아서 그 돈으로 모든걸 내려놓은채 처음부터 시작을 하고 있다는걸 말이다. 본인은 그 곳이 몇년전부터 삶의 터전이 되어서 사업도 하고 있고 가족도 있고 살아갈 곳이 있지만 우리에겐 모든게 다 처음이었고 살아갈 공간부터 모든게 처음이니 살 집을 구하고 먹고 살 궁리를 하는게 당연한 순서이고 이치이거늘, 잘못되고 그릇된 생각으로 이상하게 우리를 시기 질투 하면서 마치 살기위해 이민을 선택했지만 생각없이 돈지랄을 하려고 하는 사람처럼 보였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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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이제 우앙까요에 있을 필요가 없어진 우리가 되어버렸다. 스페인어 한 글자도 제대로 못 하는 상황이고 비자도 물거품이 되어 버린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게 과연 뭐가 있었을까? 마치 바보가 된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물론 우리의 실수도 있었다. 한국에서 그렇게 멀리 떨어진 지구 반대편까지 가는데 언어도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그저 해외에서 도와준다는 사람이 하나 있으니 그거 하나만 믿고 대책없이 출국을 했다는 것 부터가 문제였던거겠지...


아이도 있고 우리들만 있는것도 아닌데 너무 무리를 했었고 대책없는 행동을 했던게 사실이다. 진짜 말 그대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것. 우선 새로운 집을 구했으니 어떻게 앞으로를 지낼것인가에 대한 대책이 필요했다. 취업을 할 것인지, 아니면 소자본 창업이라도 진짜 가능한건지, 거주를 하기 위해서 비자를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서 말이다. 남의 나라에서 살 때는 거주가 가능한 비자가 당장 필요한게 사실이고 생활을 하려면 돈을 벌어야 하는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우선 집 밖으로 나가본다. 주변은 어떤지 환경을 먼저 천천히 검색해본다. 우리 주변에 그리고 우리가 와 있는 이 도시에는 어떤것들이 있는지 둘러보며 알아보기 위해서 밖으로 자주 나가곤 했다. 이사를 할 때 도움을 줬던 도리스를 불러서 같이 식사도 하고 이 동네에 대한 설명도 들었다. 그래서 내린 결론들은 한 가지. '아, 수도인 리마로 내려가야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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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스와 함께 둘러보는 우앙까요 라는 이 도시는 그랬다. 정말 시골이었다. 말 그대로 깡촌. 원주민들이 돌아다니고 시장에서 떠돌이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널리고 널린 그런 지역. 어느곳을 가서 어떤 지형과 무엇을 봐도 말이 안되는 물음표가 뜨는 그런 구조물만 있는 그런 곳 말이다. 정말 우리가 알고 있는 산간오지 그 자체라고 할까?


스페인의 영향을 많이 받아 동네에 공원들이 상당히 많다. 그런데 공원들 중간 중간 동물원이라고 표시를 해둔 곳도 있고 그냥 외형적으로만 본다면 '오~이런것도 해놓는구나?' 라고 생각을 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실제로 속을 들여다 보면 동물원이라고 되어 있는데 방치된 빈 공원이고 산책을 할 수 있는 공원이라고 해서 방문을 해보면 사방이 막혀있고 구조물은 공사를 하다 만 것들이 한 가득있는 그런 공간들이 정말 많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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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앙까요 외에도 페루, 중남미의 이런 시골마을들은 다 비슷한 모습인 것같다. 도로 공사는 언제했는지 모를 정도로 페인트가 바랜곳들이 많고 사람들은 차도, 인도 할 것없이 돌아다닌다. 어떤 곳들은 도로인데도 불구하고 흙길인 경우도 허다하다. 그만큼 지자체에서 돈을 안 쓰고 있고 정부에서도 그 곳의 지역에서는 신경을 잘 쓰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사실 현지인들도 주변에 CCTV도 없을뿐더러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안전상의 문제로 오후 4시 이후에는 잘 다니지 않을 뿐더러 다니더라도 뭉쳐서 다니는 경향이 다소 크다. 이유는 안정상의 이유가 가장 큰데, 실제로 우앙까요에서는 길에 세워져 있는 차량의 창문을 부수고 들어가 핸들, 기아까지 다 뜯어간 뒤, 다음날 재래시장에서 판매를 하는 모습을 자주 목격하기도 했었다.


실제로 이모부네 공사장에서 지낼때 그 집 아버지가 주차장에 자리가 없어서 집 앞 인도쪽에 반을 걸치고 차량을 주차했는데 다음날 거짓말처럼 핸들과 오디오박스가 사라져 있기도 했었다. 그러면 어떻게 하냐고? 재래시장에 가서 돈 주고 구매를 하면 된다. 근데 아뿔싸... 내 차에서 뜯어간 카오디오와 핸들이 있지 않은가? 그런데 페루 사람들은 억울해 하거나 화를 내기 보단, 내 차에서 훔쳐갔지만 그래도 내 차에 있던 물건을 다시 돌려받은게 어디야~ 라는 바보같은 긍정마인드로 돈 주고 구매를 해온다는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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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는 어느곳을 가던 특히 지방쪽으로 갈수록 얼굴이 까맣고 촌스럽게 생긴게 특징으로 여실히 드러난다. 그 와중에 중국인들보다 더 하얗고 깔끔하게 생긴 한국인들의 외모는 늘 관심을 받기 마련이다. 조심스레 다가와서 중국인이냐 물어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고 우리는 한국사람이라고 이야기를 하면 놀란 토끼눈이 되곤 했던 그 곳.


시장을 가보면 2~4살 정도의 아이들이 땅바닥을 굴러다니고 미혼모 엄마들이 아이들을 끌고 나와서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그런 곳이다. 아이가 있고 미혼모 또는 미혼부 인데도 불구하고 정신 못차리고 시장에서 하루 벌어 또 다시 카지노, 클럽등을 전전하며 다시 임신을 하거나 사고를 당하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출생신고도 제대로 안된 아이들이 천지인 카톨릭 국가 중남미 중 페루. 정말 그 곳은 아직도 나에게 인상적인 이미지로 둘러쌓인 그런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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