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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린딜라 Oct 22. 2023

아름다운 사람 동주와 만나다

아름다움이란? High란?

건너셨군요!


그럼 정식으로 시작하겠습니다.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요? 사람마다 다른 뜻으로 이해되는 단어입니다. 아름다움을 어떻게 정의하겠어요? 저는 "무엇을 아름답게 혹은 아름답지 않게 느끼는가는 그 사람의 정체성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체성(identity), 단지 이름과 외모로 타인과 구별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죠. 그 사람의 가치관, 신념, 특성이 포함됩니다. 내면과 외면을 모두 아우르는 홀리스틱(Holistic)의 관점과 연결됩니다.

Holistic(전체적인, 총체적인) 즉 피지컬뿐 아니라 멘털, 소셜, 스피릿추얼, 이 모든 부분이 합쳐져서 한 사람의 아름다움을 만들고, 또 무엇을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이죠. 그러니 제가 느끼는 아름다움과 당신이 느끼는 아름다움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염두하고 출발하면 좋겠습니다~


테마여행 [High로 가는 길-윤동주 투어]
출발 전 공지사항: 제가 사용하는 High라는 단어에는 정치적 색깔은 0.1도 없어요. 제가 생각하는 High는 '인간으로서의 품격, 품위, 높은 가치, 존엄'. dignity의 쉬운 표현.

지도에서 '창의문'이 보이나요? 우리는 지금 한양도성길 '창의문'과 '윤동주 시인의 언덕' 중간에 위치한 윤동주 문학관에 도착했습니다.

정문도착


이제 우리는 1. 윤동주 문학관에서 동주를 만나 2. 시인의 언덕에서 동주의 정체성을 좀 더 깊이 알게 될 거예요. 3. 한양도성 숲길을 산책하면서 서울의 아름다운 선셋 뷰포인트에 도착. 인왕산에서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서둘러 빠져나온 도시를 품고 있는 노을을 감상합니다. 이 즈음, 윤동주를 잘 모르는 당신도 동주와 많이 가까워져 있을 거예요. 그러면서 차츰 지금의 이 지나친 피곤함의 정체도 알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4. 한양도성 자락에서 내려와 청운문학도서관에 도착하면 미완성된 시 한 편이 도착해 있을 거예요. 우리는 시인 동주의 감성을 착장하고 이 Low로 향하는 감정의 원인과 아름답지 않은 세상을 대하는 법을 따로 또 함께 찾아보며 칠링타임을 갖습니다. 그 후 이 곳 윤동주문학관에서 해산할 계획입니다.


여기까지가 테마여행 [아름다운 사람 동주와 떠나는 High로 가는 길]의 코스설명이었습니다.

문 닫는 시간 : 윤동주문학관 6시, 청운문학도서관 9시 (매주 월요일 휴무)


5p.m. 문학관옆 카페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이 누구냐고 물어보면, 많은 사람들이 윤동주를 떠올립니다. 그러면 자연스레 이 시인이 엄청 많은 작품을 남겼나 생각할지도 모르겠네요. 그러나 그는 딱 1권의 시집을 냈고, 그것도 그가 죽은 후에야 발표됐죠.


윤동주, 그는 한국 근대 역사의 가장 캄캄했던 시기, 일본이 한국을 지배했던 시기에 살았던 인물입니다.

기독교 지식인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그의 친구들이 나라를 위해 총, 칼 들고 일본에 항거할 때 ‘시’를 썼어요.


대중은 왜 그를 사랑할까요?

각자 이유가 다르겠지만, 공통적으로 그의 시를 사랑합니다. 그는 화려한 미사여구보다는 쉽고 솔직한 표현을 사용해 시를 썼어요. 그의 순수성에 우리의 마음이 끌리나 봅니다.


좋아하는 시가 있으세요?


그의 대표작 한편을 읽고 건물 안으로 들어갈게요.



                           



                                       자화상

                                                               윤동주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이 시와 이 문학관 건물은 관련이 깊어요. 바로 이 시에 나오는 우물을 모티브로 만든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윤동주문학관 위층에서 본 전경

이 건물은 원래 수도 가압장, 느려지는 물살에 압력을 가해서 힘차게 흐르도록 도와주는 시설입니다. 낙후된 수도시설과 지리적 특성상 수돗물이 자하문고개를 타고 부암동을 넘어가야 하니 중간에 펌핑이 필요했겠죠! 수도시설이 개선된 이후 한동안 방치되다가 2012년 이 건물을 재활용해 윤동주문학관으로 재탄생됐어요.


지금부터 건물 안으로, 그의 서사 속으로

다이브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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