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직생 꿀팁 115... 동료 편(15)
얼마 전 공중파 방송에서 아나운서가 동료 흉보는 걸 들었습니다. 약속하면 꼭 5분씩 늦고, 안 올 때는 사전 양해도 없다고 합니다. 얼마 전 모임엔 5분 전 “저 오늘 못 갑니다”라는 문자만 달랑 보냈다네요. 아무런 설명도 없이. 대단히 무례하다고 혼내더군요. 같이 방송하던 출연자가 해당자에게 똑 같이 당한 적이 있다고 맞장구치는 걸 보면 상습범인 게 분명해 보였습니다.
주위에 그런 ‘몰상식’한 *들이 꼭 한 둘은 있을 겁니다. 자신들이 무슨 푸틴 같은 권력자도 아니고. 그래도 푸틴은 이유? 라도 있습니다. 푸틴은 지각대장으로 유명합니다. 메르켈 전 독일 총리와 아베 전 일본 총리를 만날 때 각각 4시간, 3시간을 기다리게 만들었습니다. 회담 전 상대 기를 죽이고, 누가 갑인지 확실히 하는 전략인 거죠.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라고. 트럼프는 푸틴보다 20분 더 늦게 갔다고 하는군요.
각설하고, 약속 시간을 안 지키는 것은 대단히 무례한 짓입니다. 푸틴처럼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니라면, 가정교육을 제대로 못 받았거나, 아니면 아직 뜨거운 맛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떻게 혼내주면 될까요.
위에서 말한 아나운서처럼 공중파에서 상대를 공개 망신 줄 수도, 트럼프처럼 더 늦게 나가는 방법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모두 점잖은 방법은 아닙니다. 아주 극단의 조치죠. 자칫하다 큰 반발을 살 수 있습니다. 리스크가 큽니다. 좀 더 효과적이면서 신박한 방법 없을까요. 네 가지 정도 생각해 봤습니다.
우선, 침묵입니다. 강력한 비언어적 경고 수단이죠. 동료나 지인이 회의나 미팅에 지각했을 때 일제히 대화를 멈추고 시선을 맞추는 겁니다. 말없이. 1분 정도면 충분합니다. 어색하고 불편하게. '왜 늦은 거야?', '모두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잖아'라는 비난을 느끼기에 충분합니다.
두 번째는 벌금입니다. 꽤 효과가 있습니다. 친구 모임이나 동호회, 동창회, 회사 정기미팅 때 써먹기 좋습니다. 한 사람의 지각 때문에 팀 전체가 입는 손실을 정량화해서 벌금을 매기고 그 돈으로 부비나 회비로 활용하는 겁니다. 액수는 적당한 게 좋습니다. 너무 세면 징계가 오래 유지되지 못합니다. 너무 약하면 효과를 못 냅니다. 적당하게.
'역시간제' 도입도 생각해 볼 만합니다. 지각할 시간을 감안해서 약속 시간을 앞당기거나, 지각한 시간만큼 회의 시간을 연장하는 거죠. 부원 하나가 10분 늦었다면 “00님이 지금 도착하셨기 때문에 회의를 10분 더 연장하겠습니다”라고 공개적으로 말하는 겁니다. 지각자에 대한 부서원들의 원성은 큰 압박과 자극이 될 겁니다.
뭐니 뭐니 해도 가장 강력한 방법은 인사평가입니다. 상습적 지각한다면 근태불량으로 인사고과에 반영하는 겁니다. 동료들이 쓰기 힘든 방법이지만 인사권자가 참고할수 있게 압박할 수는 있겠죠.
그러나 어떤 방법이든 습관을 바꾸는 건 쉽지 않습니다. 이상한 건 이런 조치를 하면, 당사자는 꿈쩍 안 하는데 나머지 사람들만 더 부산해진다는 겁니다. 그것도 효과라고 하면 효과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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