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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eyes of Hokkaido

by 문윤범

https://youtu.be/YLGaS7QbJfU?si=NlW9WbVvIeyO0z74


길게 흩어진 섬들이 모여 하나를 이루듯, 어느 날은 이어붙일 수 없을 듯함에도 실 하나를 찾아 꿰어 매듭지으면 기어이 완성되고 만다. 당신은 그대의 팔을 찾으리라.

그 팔 뼈는 모두 네 도막으로 절단되었고 살점들이 여기저기 흩어졌다.

"13구역 부둣가입니다."

팔은 아직 그대 곁에 있으나 찾지 못한다. 눈을 감은 채로 일어나지도 움직이지도 못해 영영 잃을 듯이. 그런 모습을 한 인간을 발견한 건 어느 물고기를 낚는 자였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모여든 곳 그는 경찰차 앞에서 이야기했다.

"오늘은 바다에 나가지 못해 혼자 낚시를 하려고 왔습니다. 그런데 저기 누가 누워 있길래 보니"

그물을 던지고 되려 그 그물에 빨려 들어갈 걸 두려워하는 자들, 그들 중 하나였다.

"그리고 곧바로 신고한 겁니다."

그런 그를 사람들은 어부라 일컫는다.

"곧 갈매기들이 몰려들 듯했죠."

첫 번째 사건이 일어난 날이었다. 바람이 심하게 불던 그날은, 부두 바닥 위로 더욱 짙은 그림자가 드리운 듯했고 우산을 펼쳐 봐도 몸은 비에 젖고 우산은 곧 망가질 것이다. 길을 걷는 저 남자의 팔 사이에는 신문이 끼워져 있지만 모두 쓸모없는 것이 되고 만다.

깊은 잠에서 깬 곰 한 마리가 밖으로 나와 생선 한 마리를 해부하듯 껍질을 벗기고 내장을 끄집어낸 그 광경에 모두 놀란 것이었다. 미친 곰 한 마리의 등장, 마쓰모토 준야가 쓴 글의 제목이었다.

범인은 공상의 놀이를 하고 있다, 지금도 어딘가에 숨어 다른 범행 대상을 찾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그는 범죄 행위를 동물 행동에 비유했고, 사람들은 그 글을 읽으며 자신이 다른 세계에 있다는 것조차 잊을 만큼 빠져든다. 내 아버지조차 더 이상 신문을 읽지 않을 때 아들은 드디어 이 세상을 바꾸어놓았다 말할 것이다.

그렇지만 아들은 궁금했다. 당신은 왜 다시 밖으로 나가는 거냐고.

히사시가 집으로 돌아왔을 때 집 안 주방에는 고등어 구운 연기가 피어올랐던 듯이, 방 안으로 들어왔을 땐 밥상이 차려져 놓여 있었으며. 내 아들은 생선구이만 있으면 돼, 아들이 바깥에서 라면만 먹고 다니는 걸 모르는 엄마가 하고는 했던 말, 몇몇이 들은 이야기였다.

그 여자는 집 바깥으로 나갈 수 없었다. 온 몸에 두른 천이 자신의 집인 듯 벗을 수 없는 그 여자들의 옷처럼 검고 그 몸은 하얗다.

"이상하지 않아? 새들이 모이기도 전에 발견됐다면, 그렇다면 그 남자가 거기 도착하기 몇 시간도 안 돼서 그랬다는 건데."

이나바 아츠노리가 말했다. 저 멀리 곧 몰려들 듯 갈매기 무리 소리가 들려왔다.

담배 연기를 피워 올리지만 눈이 떨어져 담배는 곧 축축해지고 만다. 히사시는 아무 말 없이 그 말을 듣지만.

이내 시선을 떼어내고 저 멀리 공장에서 피어 오르는 연기를 본다.

"징계위가 언제라고?"

"13일입니다."

다음 날이었다. 타오루는 그 가족들 사이로 들어갔고 죽은 여자의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왜 돌아오지 않는 거지? 야트막한 언덕을 넘어 해가 떨어지기 전에는 돌아오리라 믿었건만 집 문을 열고 들어오는 딸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며. 딸의 아빠는 말한다. 검은 천에 눈이 가려진 듯 앞을 볼 수 없을 듯이 그는 말했다.

마지막으로 만난 날, 그 아이가 태어나고 이젠 헤어짐에 대한 약속조차 없이 그렇게 이별하게 된 날의 슬픔 속 낯선 사내 한 명이 앉아 있다. 그는 그 이야기를 들을 수 없다. 타오루는 그들 말속에서 무엇이라도 찾아내야 할 따름이었다.

다시 만나고 싶지 않음에도 그럴 수 없다는 걸 알아 체념한듯, 그때 다시 문이 열리고 한 남자가 걸어 들어온다.

"와타나베 씨,"

히사시는 해진 외투를 걸친 채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였고, 그들 앞에서 빼꼼 나온 큰 손을 보인다.

"따님이 평소 주말에 다니던 곳이 있습니까?"

그들이 앉은 소파 옆에 서서 그는 그렇게 물었다. 그들 옆에 서서 표정 없이 말한다.

"혹시 알고 계십니까?"

히사시는 그들 옆에 곰처럼 서 있었다. 늦은 밤 길가에서 마주치면 곧장 달아나야 할, 어두컴컴한 곳에서 눈이라도 마주치면 뛰어 도망가야 할 모습임에 틀림없었지만.

와타나베 씨는 그런 그의 팔을 붙잡고 흐느낀다.

"모르겠어요. 정말 모르겠습니다."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남자들은 더 말을 잇지 못해 먼산만 바라볼듯 서로 눈을 마주치지도 그렇다고 그 자리를 떠나지도 못한다.

유카는 주말이면 이따금 그를 만났다. 그런 지 몇 개월이 흘렀을 즈음, 그 정신과 의사에게서 진료 받은 뒤 그와 개인적인 연락을 하게 됐을 때도 TV 뉴스에서 그런 소식이 전해질 것을 짐작한 사람은 없었다. 내일은 많은 눈이 내릴 것이라는 예보만이 그들 예측으로 전해질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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