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걸 달라 하고,
넌 저걸 준다 하고

노는(遊)신부의 대림절 ‘함께 걷는 기다림’

by 교회사이


대림절 두 번째 주 화요일, 기다리며 읽는 마태복음서 (10)


“그 무렵에 예수께서 안식일에 밀밭 사이로 지나가셨다. 그런데 제자들이 배가 고파서, 밀 이삭을 잘라서 먹기 시작하였다. . . “보십시오. 당신의 제자들이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 . “성전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나는 자비를 원하고, 제사를 원하지 않는다’ 하신 말씀이 무슨 뜻인지 알았더라면, 너희가 죄 없는 사람들을 정죄하지 않았을 것이다. 인자는 안식일의 주인이다.” (마태복음서 12:1-8)



“왜 당신의 제자들은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는 것입니까?”


그렇다면, 안식일에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일까요? 배고픈 사람들이, 그리고 배고픈 사람들에게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이어야 할까요?


난 저걸 달라는데 3.JPG photo by noneunshinboo


난 이걸 원하는데, 그게 아니라고 합니다. 네가 잘 몰라서 그런 거라고, 너는 사실 저걸 원하는 거라고. 참을성 있게 그리고 정중하게 다시 말합니다. ‘이게 맞습니다. 이겁니다 제가 원하는 것은’. 그런데 ‘아니요, 저겁니다. 저게 당신이 원하는 겁니다’ 합니다. 그래서 ‘아닙니다, 이게 정말 맞습니다. 확실합니다’ 그랬더니, 이번엔 정색을 하면서 말합니다. ‘몇 번을 말해야 합니까? 이게 아니라 저게 맞습니다. 내가 보증합니다’. 그리고는 덥석 안겨줍니다. 그런 막무가내 고래 심줄, 저런 고집불통도 없습니다.


안식일의 손님도 아닌 주인으로서 말하는데, 나는 그런 값비싼 선물을 원하지 않는다, 나는 그런 주인이 아니라 ‘한결 같은 사랑으로 자비를 베푸는’ 자비로운 주인이다, 그리고 내가 정말 원하는 선물은 너의 ‘상한 마음’, ‘찢어지고 짓밟힌 마음’, ‘아프고 가난하고 슬픈 마음’, 그리고 ‘겸손한 마음’이다, 그렇게 계속해서 말하는데도(시편 51:1, 17) 너는 계속해서 아니라고만 합니다. 정말 답답합니다. 계속해서 ‘그건 선물이 될 수 없습니다’, ‘안식일은 그렇게 지키는 게 아닙니다’ 라고 우겨 대니 정말 갑갑합니다.


주인을 공경하고 잘 대접하겠다는 그 마음, 자기들의 사랑을 잘 전하고 싶다는 기특하고 애틋한 그 마음을 모를 리 없는 주인입니다. 하지만, 그 주인이 참다 참다 ‘그래도 이건 아니지, 더는 아니지’ 하시는 듯 그 안타까움에 하시는 말씀입니다.


“나를 사랑하는 너희의 마음은 아침 안개와 같고, 덧없이 사라지는 이슬과 같구나. . . . 내가 바라는 것은 변함없는 사랑이지, 제사가 아니다. 그 불살라 바치는 제사보다는 너희가 나 하나님을 알기를 더 바란다.” (호세아서 6:4, 6)


난 저걸 달라는데 2.JPG photo by noneunshinboo


하나님과 우리 인간 사이의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이거다 하시는데, 자꾸 저거다 라는 우리입니다. 이게 맞다 하시는데, 그게 틀렸다 하는 우리입니다. 안식일은 너희를 창조한 ‘나’를 위한 날이고 또한 창조된 ‘너’를 위한 날, 그래서 우리 모두의 날이다 하시는데, 아닙니다 창조주이신 당신을 위한 날입니다 하는 우리입니다.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 하시는데, 어떻게 감히 나를 사랑하고 게다가 이웃까지 사랑하겠습니까? 그저 하나님 오직 당신 만을 사랑하겠습니다 하는 우리입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안식일은 그냥 나를 위한 날이다, 그냥 나만 사랑하겠다 합니다.




쉼을 빼앗겨 안식일에조차 쉼이 없는 삶을 살아야 하는 고단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안식일에도 변변한 밥 한끼를 먹질 못하고 밀 이삭이나 잘라먹어야 하는 배 고픈 사람들도 있습니다. 안식일은 오히려 그들을 위해 있어야 합니다. 그들이 밀 이삭이 아닌 그 밀 이삭으로 만든 빵으로 배가 부를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쉼 없고 배고픈 사람들과 함께 안식일을 갖는 길을 찾는 것, 그것이 진정한 안식일을 지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모든 사람들, 모든 생명이 있는 것들에게 안식일은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은 모든 사람들, 그리고 모든 생명이 있는 것들의 하나님이십니다. 그리고 그 하나님이 바로 안식일의 주인이십니다.


주인께서 말씀하십니다.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생긴 것이 아니다.” (마가복음서 2:27)


안식일의 주인, 저기 오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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