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을 찍고, 점을 잇고

그렇다면 점이 많을수록 좋겠지

by 송현모

인생에서 일어나는 사건들 각각은 점과 같고, 인생은 그 점들을 잇는 것이라는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생각의 여지가 많은 비유이기 때문이다. 인생을 한 편의 점묘화, 삶에서의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무수한 점들로 가정한다면 삶의 발걸음을 내딛는 순간의 망설임이 줄어든다. 지금 내가 찍고 있는 점이 정확한 윤곽을 벗어난 것이더라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선을 따라 완벽하게 자리한 점들과 조금씩 선을 벗어난 안팎의 점들이 수없이 모여 멀리서 보면 한 줄기의 결을 이루기 때문이다. 인생을 선 잇기 그림과도 같이 바라본다면 갑작스럽게 인생의 궤도를 벗어나 엉뚱한 곳에 점을 찍기 시작하더라도 큰 걱정이 들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고 돌아보면 그 또한 어떻게든지 선으로 연결되는 지점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인생을 점과 선에 비유한 이 이야기는 재미있기도 하고, 교훈을 주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인생이라는 불확실하고 어려운 길에 위로와 자신감을 심어준다는 점에서 큰 도움이 된다. 그 누구도 알 수 없고 그래서 더 두려운 미래를 향해 끊임없이 나아가야 하는 현재라는 순간에, 이 점과 선의 이야기를 마음에 담아 두면 조금이나마 두려움과 불안한 마음을 덜 수 있다. 과거를 회자할 때도 마찬가지다. 후회 없이 뒤를 돌아보며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고, 앞으로의 그림 확장 또한 도모할 수 있다. 편리한 합리화라고 치부하기엔 실제의 삶이 이 이야기를 입증하는 바가 너무나 많다.


요즘은 이와 관련하여 새로운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점을 많이 찍어야겠다는 생각이다. 내 세상을 넓히고자 한다는 최근의 내 바람과도 일맥상통하는 생각인데, 결과가 어떻게 되더라도 일단 점을 많이 찍어보자는 생각이 든다. 바꿔 말하면 뭐라도 하자는 이야기다.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고 이게 무슨 소용인가 싶더라도 일단 해 보고 도전해 보자는 마음가짐이다. 점을 많이, 촘촘하게 찍을수록 점묘화는 더욱 세밀하고 정교해진다. 더 많은 점으로 이루어진 점 잇기 그림일수록 모난 데가 줄어들고 더 부드러운 그림이 된다. 엉뚱한 곳에 찍힌 점이 늘어나더라도, 올바른 곳에 찍힌 점이 더욱 많아진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손해 볼 것 없는 장사다. 그래서 점을 많이 찍어야겠다고 결심했다. 시행착오를 많이 겪더라도, 누군가의 말마따나 좋았다면 추억이고 아쉬웠다면 경험인 것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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