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수업 전날, 나는 또 작아진다

불안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마음 하나가 필요할 때

by 부엄쓰c
사진: Unsplash의Feliphe Schiarolli


학부모 공개수업이 있다.

내일이다.


별일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말로는

웅크려드는 마음을 다독이기 어렵다.


그 말을 듣는 순간부터

내 안에서 무언가 조용히 작아졌다.

어릴 적 나는

늘 조용한 아이였다.


새 학기 첫날,

교실 한구석에 가만히 앉아

누군가 다가와주길 기다리곤 했다.


말을 걸지 못해서라기보단,

말을 걸었다가 거절당할까봐.

‘싫어하면 어쩌지’

‘외면하면 어쩌지’


그 생각들이 작고 조용하게

오래 나를 눌렀다.

지금은 좀 다르다.

회사에서는 웃으며 말을 걸고,

회의 시간엔 의견도 낸다.

사람들은 내가 외향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엄마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조용해진다.


몰려다니는 무리,

빠르게 흘러가는 대화의 결.

나는 그 속에 들어가지 못한 채

언저리를 맴돈다.


어색한 미소,

늦은 타이밍의 인사.

내 자리는 늘

그 바깥 어딘가다.

다행히 이번엔

같은 반에, 아이의 친구 엄마가 있다.

그리고 그녀는,

내 친구가 되었다.


말이 많지 않고,

무리에 섞이지 않으며,

눈빛으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


나와 닮은 조용한 다정함.

그 편안함이 나를 덜 작아지게 한다.


내일, 그녀도 올까.

아무렇지 않게 먼저 물어보자.

그 작은 대화 하나가

내일의 나를 덜 떨리게 만들어줄지도 모르니까.

그리고 나는 생각한다.

아이가 이런 상황이라면

나는 뭐라고 말해줄까.


“불안해? 괜찮아.

별일 없을 거야.

친한 친구도 있고,

너무 걱정하지 마.

잘 다녀와.”


오늘은 그 말을

나에게 해준다.


오늘의 실천

불안한 오늘,

내게 다정하게 말을 걸어보기.


나에게 남기는 말

쫄아도 괜찮아.

그 자리에, 그저 나답게 앉아 있으면 돼.



#쫄지마 #공개수업 #불안한엄마 #내성적인성향

#엄마의관계 #아이덕분에친구된사이 #불안하지만용기내기

#브런치에세이 #일상기록 #부엄쓰c

keyword
이전 01화새벽 6시, 고요해서 더 잘 들리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