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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진혁 Dec 04. 2021

사랑, 그 참을 수 없는 복잡함

행복을 빌어요

몇 달 전 일이다. 연애만 하면 죽을 쑤는 친구 A가 있다. 한번은 처량한 표정을 한 그가 오죽했으면 친구들 앞에서 '어떤 사람을 어떻게 만나야 하는지'를 묻는데, 옆에 친구 B가 한심하다는 듯이 말했다.


"30평생 살면서 이성에 대한 취향도 없냐?"


나는 속으로 '취향의 문제인가? 그리고 취향대로 만나면 좋은 건가?' 싶었다. 내 눈에는 그런 B보다 좋은 사람이 어떤 사람이며 어떻게 좋은 사람을 만나야 하는지 고심하는 A가 더 현명한 것 같아서. 각자의 주장이 난무하고 답은 없을 문제에 비생산적인 논쟁을 하고 싶지는 않은 관계로 조용히 듣기만 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런 적이 있었더랬다.


그런데 지난 주 B가 전화가 왔다. 만나던 사람이랑 헤어졌다고 한다. 상대방이 다른 사람과 눈 맞아 떠났다고 한다. 저는 '너와 결혼까지 생각했어' 였다던데.


문득 나는 어떤 사람을 어떻게 만나야 하는지를 생각했었었나 돌아봤다. 정호승 시인의 시처럼 만남에 대하여 진정으로 기도해온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하는 호기심과 함께.


돌연 B에게 충고했다. 나라면 잘난 사람을 만나는 데 눈에 불을 켜고 다니는 것보다 피곤할 것 같은 사람을 피해서 누굴 만났을 거라는. 만약 반대로 내가 피곤한 사람이라면 상대방이 알아서 떠났을 것이 자명하듯이 내 마음이 편하지 않은 사람과의 삶 앞에는 한번 다녀오는 거 아니면 돌아가실 것 같은 정신병 둘 중 하나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물론 예외적으로는 악처를 둔 소크라테스 같은 철학자가 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요즘 유독 주변에 힘든 일들이 많다. 나만 적당히 평온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 같은 요즘, 어쩌다 주운 네잎클로버를 보니 그들에게 좋은 일들이 생겼으면 좋겠다. 나는 네잎클로버를 보는 행운 정도면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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