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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진혁 Dec 04. 2021

그대와 동행하는 삶

나와 다른 그대와 함께 가려면

주변에 알 만한 사람은 알지만 나는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연애 한번 해보지 못했다. 할말은 하고 사는 성격 탓에 평판에 문제가 있을 때도 있었지만 사생활이 남의 입에 오르내리면서 평판에 손상을 입히는 게 싫어 그 흔한 C.C(캠퍼스 커플)이란 건 꿈도 못 꿔봤다.


서른이 넘어서 돌아보면 그때 연애를 잘하던 친구들이 결혼도 빨리 했다.(분명 빨리뿐만 아니라 잘 하고도 있을 것이라 믿는다.) 대학시절에 하지 못해서 후회했던 것들 중 하나가 연애이지만 아마 시간이 되돌려져도 나는 이전과 똑같은 선택을 하고 살았을 것 같기는 하다.


처음 연애를 시작하면서 네이버 지식IN에다 '연인과 손 잡는 법'을 검색해보는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한 적도 있고, 용기 내어 손을 잡고도 손이 덜덜 떨려서 상대방이 한참 웃었던 적도 있다. 물론 이제는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잡으면 떨리는 게 아니라 마음이 편안해진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이성애자로서 모태솔로로 살고 있던 당시 나와 다른 여성의 존재를 알아가고 이해하기 위해 오죽하면 페미니스트들의 모임에 가서 그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고 그렇게 나와 다른 사람들, 내가 몰랐던 사람들과도 교류해나갔다. 그래야 솔로를 탈출할 수 있을 것 같았으니까.(ㅎㅎㅎ)


다시 생각해도 이 행동은 잘한 선택이었던 것 같기는 하다. 아마 그렇지 않았으면 뭔가를 다 갖추고 연애를 해야겠다는 촌스러운 생각을 했을 것도 같고, 연애를 하고서도 내가 가진 것 여부에 따라 상대방을 어떻게 여겼을지, 아니 무슨 '취급'을 했을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능력 있는 직원이 꼭 인간관계가 좋은 것은 아니듯, 물질적인 것을 갖춘다는 것이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차원이 다른 문제들에 지혜롭게 대처하는 방법까지 알려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당연히 우리는 오늘도 계속 고민하고 생각해야한다. '동행하는 삶'에 관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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