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인가?
10대를 N사에서 출시한 리** 속에서 보냈다면, 20대는 갑과 을로, 오른쪽과 왼쪽으로 나누어대는 사람들 사이에서 보냈던 것 같다. 불편한 시절이었다. 내 주위로 곧은 원판을 그리면서 살고 싶은 나는 그랬다.
몇 달 전, 가까운 사람들끼리 있는 단체 카톡방에서 한분이 유튜브 링크를 공유했다. 30대 남성과 여성의 연애 심리? '30대 남자는 여자에게 매달리지 않는다', '여자는 30대에 가치가 떨어진다.' 뭐 그런.
최근 그 단톡방 일원이 여자친구와 헤어졌다고 한다. 나중에 알았는데 믿기 힘들지만 그때 그 링크를 여자친구와 공유해서 봤고, 차츰차츰 그런 류의 링크를 여자친구에게 자주 보내서 여자가 스트레스를 못 이기고 이별 통보를 했다는 거다.
한 친구는 20대 때 많은 여성들에게 데였다. 보고 있으면 화가 날 정도로 데였다. 그런데 이 친구가 30대가 되고 직장도 자리잡히더니 연애하는 여성에게는 다소 고압적으로 변했다. 딱딱 끊어서 계산적인 태도를 취하는 건 물론이고 상대방이 화가 나면 왜 풀어주냐는 태도로 일관한다. 다소 가스라이팅 같은 모습도 있다.
자신의 과거가 워낙 힘들었기 때문인데, 그게 옛 사람들에게 보일 행동이지 왜 그걸 지금 만나는 사람에게서 표출하고 보상받으려 하냐고 했더니 이 말을 들은 이후 약간 반성중인 듯하다.
어른이 되고 사회로 나오면서 우리는 상대방과 나의 높낮이를 비교하는 행동에 익숙해졌다. 그렇지만 안 그래야하는 상황도 있다. 그리고 이 사실을 자각하고 있을 필요가 있다.
가치는 나이의 문제가 아니다. 허영심이 들어서 비싼걸 써도 고귀함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사람도 있다. 한 작가의 표현대로 얼굴이 예뻐도 연애가 예쁘지 않은 사람도 있는가 하면 능력이 좋은데 됨됨이는 능력과 거리가 먼 사람도 있다.
좋은 사람은 나이가 들어도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다. 한편으로 그 반대편에 선 사람 역시 나이가 든다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 아니다. 상대방의 우위에 서려고 하는 심리는 남녀를 막론하고 그들의 콤플렉스에 가까울 뿐이다.
30대 여자는 가치가 떨어지고 30대 남자는 아쉬울 게 없다 그런 게 아니라, 각자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이제 좀 같이 노력해야하는 시점이 온 것 뿐이다. 여자는 외모만 보고 나를 만나주는 시대는 지났으니 어떤 여자가 좋은 사람인지 고민해야 한다. 남자도 자리가 잡혔다고 해서 자리잡은 여성이 없는 것도 아니고 인격 역시 위치와는 별개이니만큼 어떤 남자가 좋은 사람인지 고민해야 한다.
어떤 남자도 이성에게 자존심 긁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없으니 어떤 여자도 이성에게 자존심 긁히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남자나 여자나 우리는 누구나 "좋은 사람" 앞에선 언제나 아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