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마지막 행운 - 4
Y는 유람선계의 대부로서 호화요트 및 유람선을 많이 소유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모든 선박을 자기나 자기 회사의 명의가 아닌 선박별로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여 그 회사 명의로 소유하고 있었다. 선박 1대의 가격이 천억 정도로 100척 이상 보유하고 있었지만 소유권이 독립적인 회사로 되어 있어 우리는 Y의 선박을 압류하지 못하였다.
나는 수색 시 만난 귀신의 힌트를 운명으로 생각하고 파나마로 출장을 갈 결정을 하고 해외출장 신청계를 경리팀에 제출하였다. 마침 영희가 경리팀에 근무하고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근배 씨 해외출장 가면 경비가 많이 들어 실적이 안 나오면 나중에 문제 될 수도 있을 텐데 괜찮겠어?”
“이번에 가게 되면 반드시 실적이 나올 것 같아. 너를 만난 게 첫 번째 행운이라면 파나마에 가게 되는 것은 두 번째 행운이 아닐까 싶어. 하하.”
“또 그 얘기야. 귀신 이야기에 도사 이야기. 근배 씨 너무 미신을 잘 믿는 것 같아.”
“파나마 갔다 와서 우리 결혼 준비도 서둘러야겠지. 이제 우리 결혼하는 거 사무실에 발표해도 되지 않을까.”
“아직은 좀 이르지 않을까. 조금만 나에게 시간을 줘. 조만간 나도 사무실에 말을 해야 될 것 같으니 내가 먼저 말하고 자기가 사무실에 말하는 게 좋을 것 같아.”
결혼발표를 미루는 영희의 태도에 나는 불만이 들었지만 결혼을 앞둔 처녀의 마음이라 생각하니 이해도 될 것 같아 더 이상 고집을 부리지는 않았다. 그것보다도 파나마 출장이 내 머릿속을 차지하고 있어 개인적인 스케줄은 차후에 걱정하자는 생각도 들었다.
다음날 나는 인천공항에서 파나마시티행 유나이티드 항공사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팀원인 현지희 조사관과 Y의 전임 담당자인 신혜주 반장이 나와 동행했다. 샌프란시스코와 휴스턴을 경유하는 코스로 비행시간이 40시간이 넘는 장기여행이라 내심 비즈니스석을 원했지만 빠듯한 출장비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좁은 이코노미석을 예약해야만 했다. 그래도 호텔은 1인 1실로 예약할 수 있어 빨리 파나마시티에 도착하기만을 기다리며 비행기에서의 지루한 시간을 잡담과 수면을 이어가며 보냈다.
잡지를 보다가 나는 피곤하여 잠이 들었다. 숙면 중에 나는 이상한 꿈을 꾸게 된다. 하얀 원피스의 이수정이 나를 말없이 바라보는 꿈이었다. 그 꿈속의 장소는 Y의 아파트 지하주차장이었다. 그녀는 나를 바라보다가 말없이 자기의 원피스를 벗는 것이었다. 그녀의 벗은 몸이 드러나는 순간 나는 깜짝 놀라 잠시 눈을 어디에 둘지 몰라 그녀의 눈길을 피했다. 다시 그쪽을 바라보니 그녀는 없어지고 하얀 원피스만이 주차장의 모퉁이에 벗겨져 있는 것이 보였다. 그때 잠이 깬 나는 꿈 내용이 너무도 생생하여 옆에 앉은 현지희 조사관에게 내용을 얘기했더니
“그 귀신이 반장님 좋아하나 봐요. 매번 사건 해결의 힌트를 주고 꿈속에서 옷까지 벗고 나타나는 것 보니.”하며 키득거린다.
“그게 아니라 이반장한테 뭐 할 말이 있는 것 같은데. 부탁이라든가. 본인이 할 수 없는 무언가를 해주길 바라는 것 같아.”하는 신혜주 반장의 말에 나는 이번 출장이 끝나면 그녀에 대해서 좀 더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