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대디베어 Aug 19. 2023

그는 두려움과 불안으로 사람들을 통제했다.

 내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두 번째 사람이 있다. 편의상 D라고 하겠다. D는 종교인이다. D는 종교시간에 자주 본인의 특별함에 대해 이야기하곤 했었다. D가 자주 했던 단골멘트가 있다. “내 말 안 들어서 죽은 사람이 있다.” “내 말 안 들어서 망한 사람이 있다.” “헌금내고 축복받아라” 등 이런 말을 1년에 최소 40번 이상 할 정도로 자주 했다. 당시에 나는 한참 순수했고 특별한 계기가 있었기에 나는 D의 말을 절대적으로 신뢰했었다. 지금 돌아보면 가스라이팅을 당했었다. 그는 과도한 찬사를 원했고 추종자를 찾고 있었다. 그러기에 끊임없이 불안과 두려움으로 사람들을 통제했었다. 그는 왜 그랬을까?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김경일 교수가 했던 말이 기억난다. 

우리가 살면서 꼭 피해야 하는 유형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소시오패스와 사이코패스 그리고 그 사람들만큼이나 위험한 또 하나의 유형이 있는데요. 함께 있는 것만으로 주변 사람들을 숨 막히게 만들고 옆에 있는 사람을 망가뜨리는 사람들 바로 나르시시스트입니다. 나르시시스트는 자기애가 강한 사람이에요. 심리학적 용어로는 자기애성 성격장애라고 합니다. 이 나르시시스트는요. 자신을 괜찮게 생각하는 자기애와는 완전히 다른 개념입니다. 자기 애를 넘어서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 바로, 나르시시스트입니다.

 

 D는 심각한 나르시시스트였다. 나르시시스트는 자기애성 성격장애라고도 하는데 보통 여성보다 남성에게 더 많이 나타난다. 나는 나중에 가스라이팅에서 해방되고 얼마동안 큰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후에 나는 나에게 질문했다. 


‘그는 왜 나르시시스트가 되었을까?’ 


 천재가 될 수밖에 없는 아이들의 드라마의 저자인 앨리스 밀러는 나르시시스트들을 이렇게 표현했다. 과대성, 즉 과대 자아를 가진 사람은 어딜 가서든 찬사를 받아야 한다. 왜냐하면 자아 상실에 따른 깊은 고통을 방어하는 시도와 함께 현실을 부정한다고 한다. 


 쉽게 말해서 자존감은 낮고 불안지수가 높고 어떻게 마음을 다루어야 할 줄 모르기에 끊임없이 자신을 특별한 위치에 올려놓고 칭찬만 받고 싶어 한다. 지인 중에서 나르시시스트인 친척에게 상처받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상대가 잘못하면 호통을 치지만 자기가 잘못했을 때는 태연하다. 자신을 치켜세워주면 좋은 사람이지만 반대의 이야기를 하면 욕설을 하거나 당치 않은 설교를 하기도 했기에 지인은 큰 상처를 받았었다. 


 사회, 정치, 종교, 경제분야 어딜 가도 이 유형의 사람들은 존재한다. 이런 사람들은 개선해야 할 점이나 현실적인 내용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한다. 왜냐하면 좋은 이야기만 듣고 싶지 불편하거나 자신의 이미지를 깎아내리거나 자신이 진행했던 일에 대한 부정적이 평가를 감당하기 힘들어하기에 이러한 이야기는 듣고 싶어 하지 않아 한다. 무능력한 사람이라는 평가가 그들을 좌절시키기 때문이다. 이러한 나르시시즘은 사회나 단체에서 높은 자리에 올라갈수록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D는 아직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이었고 불안지수가 높기에 자신의 불안을 다른 사람에게 투사하고 있었다. 나는 내면을 다루기 전에는 그에게 큰 분노를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의 내면을 다루면서 그가 불쌍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진심으로 D의 내면이 다루어지고 더 이상 자신을 특별한 위치에 올려놓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받아들이고 자신과 타인을 존중하는 사람이 되길 바라고 있다. 







사진출처 : unsplash - Sivani Bandaru

이전 25화 나를 스토킹한 여성이 불쌍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