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엉클써니 Jul 25. 2023

방울이(?)를 찾아서

동물이든 사람이든 버려지지 않게 해 주세요!


7월 13일 오전 8시경,

늘 다니던 산책길에서 어떤 아주머니와 나란히 걷고 있는

강아지 한 마리를 보았다.


주인과 산책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아주머니 말씀이 모르는 강아지가 자꾸 쫓아오는데

어찌하면 좋을지 모르겠다고 ...


가만히 보니 강아지 털 상태며 앙상한 몸 상태가

유기된 지 시간이 좀 지난 것으로 보였다.


조그맣고 기운이 무척 없어 보였다.





우선 사진을 찍어 놓고, 

혹시 주인이 찾고 있을지 모르니

지역 맘카페에 공고하겠다고 아주머니에게 얘기했다.


그리고,

강아지가 자꾸 아주머니만 쫓아가니 

근처 편의점에서 당장 요기라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을 하고 서둘러 집에 돌아와서 

맘카페 "함께 찾아주세요" 란에

글을 올렸다.


그러고 나서 밖을 보니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강아지는 어떻게 되었나 안절부절 

마음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어디 다리 밑에라도 잘 피신해 있겠지?

하다가도 

조그마한 강아지가 배도 홀쭉하고

기운도 없어 보였는데 어찌 되었을까

무척이나 조바심이 났다.


우비를 입고, 우산을 챙겨 들고

강아지를 목격했던 장소로 서둘러 갔다.


강아지는

없.었.다.


아...


후회와 자책

(이게 참 오버된 감정인가 싶기도 한데, 그 당시 내 심정은 그랬다)이 

밀려오는 그때,

혹시나 주인이 찾았나 해서

맘카페를 열어보니 다른 분이 이 아이를 발견하고

유기동물보호소에 연락해서 구조를 도왔다는 글을 보았다.





폭우와 배고픔에 지쳐 홀로 떨고 있으면 어쩌나 걱정하던 내게

큰 안도감을 준 내용이었다.

나는 댓글로 그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보호소에 가서 이 아이를 만나보기로 마음먹었다.


보호소에서는, 

일단 구조시점부터 열흘동안은 주인이 찾아가도록 공고기간을 두고,

그 이후에는 보호를 하면서 일반인들이 입양할 수 있다는 정보를 알게 되었다.

하지만 안락사하게 될 위험도 있기 때문에 그전에 이 아이를 데려오고 싶다.


문제는 지금 현재 주거하고 있는 집은 1년 임대로 있는 집인데,

임대인과는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기로 계약서에 조항을 걸었기 때문에

내년 3월까지는 이 집으로는 데려올 수가 없다.


주변에 사는 넷째 언니에게 잠시 맡아줄 수 있는지

물어보았는데 마당에 묶어놓고는 키워줄 수 있다는데

이 또한 내가 원하는 상황은 아니다.


여러 가지로 고민만 하다가

7월 23일 일요일, 보호소에 전화를 했다.

왜냐하면 공고기간이 7월 24일 월요일로 마감이 되기 때문이다.

보호소 측에서 공고기간이 끝나도 보호하고 있을 거라는 말을 듣고

일단 안심을 하고 오늘 3시에 그 아이를 만나러 가기로 예약을 해놓았다.


지금 현재는 당장 데리고 올 상황이 못 되지만,

일단 아이가 잘 있는지 확인하고 싶고,

보호소 측과 나의 상황을 상담하다 보면

좋은 해결책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서 

방문하기로 결정했다.


이 아이는 얼굴을 보자마자 "방울이"라는 이름이 떠올랐다.

동글동글한 눈망울을 보니 그냥 직관적으로 생각 난 이름이다.


조금 있으면 "방울이"를 만나러 간다.


너무나 긴장되고 설레인다.





물론 세상 모든 유기동물을 구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다.

솔직히 시골에는 유기된 강아지가 너무나 많다.

놀러 왔다가 강아지나 고양이를 버리고 가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그런데,

방울이(?)는 뭔지 모르게

자꾸 마음이 쓰인다.


아...

다정도 병인가 보다...








이전 14화 사진으로 보는 지난 두 번의 7일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