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초록이는 어디로 갔을까?
11월 12일 일요일
양평은 오늘 새벽
기온이 영하로 내려갔다.
어제는 그래도 늘 걷던 산책길에서
가을의 뒷모습이라도 볼 수 있었는데
이제 가을과도 작별인가 보다.
익숙했던 초록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강물의 색도 창백해졌다.
10월 말부터 경기도 꿈나무 축구대회가 한창이다.
11월 8일에는 경기도지사배 규모로 파크골프대회도 열렸다.
들녘의 추수는 이제 끝났는데
운동장의 결실은 아직 남았다.
축구 꿈나무들의 부모들이
롱패딩을 입고 발을 동동거리며 서 있다.
양평의 아침은 유독 추운데,
아침부터 몇 시간째 저러고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부모들이 응원하는 것을 보니,
아들이 어렸을 때 나의 열심과 열정(?),
기대와 설레임 등의 시간과 감정들이 떠올랐다.
어느 시절이나
가까이서 보면 뜨겁게 치열하고
멀리서 보면 쓸쓸한 듯 훈훈한 그리움이 남는다.
햇살은 따스하지만 바람 불고 기온이 낮은,
오늘 날씨는 마치 아이스크림 같다.
너무나 부드럽고 달콤하지만,
차가운 느낌에 맘껏 양껏 즐기기는 어려우니 말이다.
남편과 산책 나갔다가
쌀쌀해진 날씨에 깜짝 놀라,
카페에 들러 커피만 마시고 얼른 집으로 들어왔다.
......
이제
겨울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