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속도에서 비껴난 채 나만의 섬에 덩그러니 남겨졌습니다. 그곳으로 당신을 향한 진한 그리움이 쏟아져 내립니다. 계절은 가만히 속삭입니다. 기다림의 시간이 온전히 저물어야만 비로소 그리움이라는 다정한 온기가 찾아오는 것이라고.
설익은 마음은 아직 그리움이 되지 못합니다. 기다림이 속까지 노랗게 익어 고개를 숙일 때까지, 우리는 속절없이 흐르는 시간을 견뎌내야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세월을 덧입어도 외로움이라는 낯선 손님과는 끝내 내외하게 됩니다. 외로움은 결코 익숙해지는 법 없이, 깊어질수록 그리움이 머물러야 할 자리를 차갑게 가로채고는 합니다.
기다림은 그리움이 묵묵히 감내해야 할 또 다른 일과입니다. 오늘도 나의 섬에는 비어낼수록 오히려 선명하게 고이는 당신이 있습니다. 아무것도 없기에 그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는, 오직 당신이라는 이름만으로 가득한 그런 시간들입니다.
계절은 어느덧 겨울의 한복판을 지나고, 외로운 섬에는 당신이라는 그리움이 눈처럼 쌓여 더욱 깊어져만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