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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서영 Sep 16. 2024

속절없이

고치지 않는 시, 하루 시 하나017

속절없이


그건 마치 늦여름 소나기와 같아서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들이 닥친다

작은 우산도 어설픈 달리기도 소용없어

결국 나는 속절없이 홀딱 젖는다

언젠가부터 나는 그냥

허겁지겁 우산을 펴는 대신

종종거리며 달리는 대신

그대로 걸어가며 젖기로 했다

어차피 피할 수 없을 것이므로

보고 싶은 마음도 예상할 수 없이

문득, 속절없어 지는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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