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보기 아까운 육아의 순간을 나눠요. 이.맛.육 #1
아이와 나는 아침에 헤어질 때마다 아침 인사를 나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로 시작했던 평범한 인사는 요즘 조금은 더 특별해졌다.
“오늘은 오렌지처럼 상큼한 하루 보내!”
“오늘은 넘버블럭스(아이들이 요즘 빠져있는 캐릭터)처럼 깔깔거리는 하루 보내”
우리가 좋아하는 걸 한 조각씩 얹은 아침 인사는
헤어짐을 슬프지 않게 만들었고,
그러면 그날 하루는 왠지 그 분위기를 닮을 것만 같은 착각에 접어들게 된다.
오늘 아침엔 뜻밖의 일이 일어났다.
매일 새벽 6시에 눈을 뜨던 쌍둥이들이 웬일로 늦잠을 잤다.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화장을 다 끝내고도 아이들이 자고 있다니.
얼마만에 느끼는 아침의 평온이람.
하지만 출근을 앞둔터라 평온을 즐길 새도 없이
조심스레 침대로 가 아이들의 이름을 불렀다.
부스스한 얼굴로 눈을 비비던 아이들에게
“굿모닝~~우리 아가들, 왠일로 푸욱~잤어?”
“오늘은 침대가 너무 포근했지 뭐야~”
거 참, 36개월의 어휘력은 매일 나를 놀라게 한다.
등원 시터님이 오시고 준비한 아침을 차려낸 뒤
언제나처럼 아이들에게 작별 인사를 건냈다
“오늘은 저기 저 하늘처럼 파란 하루 보내!”
내 말에 아들이 웃으며 말했다.
“엄마두요! 엄마, 오늘은 포근한 하루 보내요.”
새파란 하루를 건넸더니, 돌아온 포근한 하루.
오후에 어린이집으로 데리러가면 만나게 될 아이들에게 말해줄 참이다.
“오늘은 엄마 하루가 너~무 포근했지 뭐야~~”
그 말을 기다릴 아이들의 얼굴을 상상하니
오늘은 퇴근길이 조금은 덜 무겁다.
이 글을 모든 당신의 하루도 부디 포근하길 :)
2025.07.03
가끔은 때묻지 않은 아이들의 말한마디에
예기치못한 선물을 받아 마음의 위안을 얻고,
미처 자라지 못한 내 안의 나를 키워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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