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탁 좀 해요!

by 실버레인 SILVERRAIN


흔히 사람들은 '체력이 딸려서 운동해야 하는데..'라고 말한다. 나는 운동이 체력보완 그 이상의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정신’ 차리기


나에게 운동은 습관으로 꽤 자리가 잡힌 편이다. 몇 년간 운동을 실천하며 나에겐 습관이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삶에서 놓을 수 없는 것이다.


운동은 본격적으로 중학교 때부터 시작했는데, 처음엔 여느 여자애들과 다름없이 한창 외모에 관심이 많을 때 살을 빼고 싶어서 시작했다. 또 내 동생들이 다 말라서 상대적으로 내가 살이 찐 것 같았다.


그때부터 홈트를 시작했고, 아빠와 종종 공원에 나갔던 기억도 있다.


그러다가 슬슬 운동의 참맛을 알아버렸다. 이젠 운동을 장시간 쉬면 몸이 찌뿌둥하다. 또 운동을 하다 보니 신체가 건강해야 정신도 건강해짐을 자연스레 깨달았다.




꾸준히 하는 건 헬스장 가는 것과, 달리기인데. 두 가지를 번갈아가며 한다. 틀에 박힌 거 싫어해서 그날에 하고 싶은 운동을 한다. 다른 운동들도 시도해보고는 싶다.


헬스장에선 근력 운동 위주. 예전에 PT 받은 걸 기억해서 계속 써먹고 있다. 헬스장 끊어놓고 안 가는 일은 없는 것 같다. 나의 상태는 운동을 마음먹고 시작해야겠다가 아닌, 1월 1일이라서 운동해야겠다가 아닌, 습관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돈낭비를 싫어한다.


달리기는 공원 뛰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데 이 나라 저 나라 장소를 바꿔가며 뛰며 느끼는 게 있다. 미국에 있든 한국에 있든 유럽에 있든 뛰고 있는 그 장소가 어디든 그 뛰는 느낌은 여기저기 다른 공간에서 뛰던 나와 연결되며 내가 어떤 상태에 있는지, 어떤 감정이었는지, 무슨 고민이 있는지, 내 옆에 사람이 있든지 없든지 간에 그냥 순간의 심장소리와 육체의 움직임에 집중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 힘든 구간이 지나면 내가 뛰고 싶어서 뛰고 있는지 내 몸이 그냥 움직이는 건지 그런 느낌이 드는 순간이 온다. 그 느낌이 이상한데 희열감이 느껴지며 재밌다.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라고 한다.


: 장시간 달리기 등 유산소 운동을 한 후, 뇌에서 엔도르핀이나 엔도카나비노이드가 분비되어 고통이 줄고, 기분이 황홀해지는 상태.



피로는 있지만 기분은 좋아지고, 몸이 자동으로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1970년 대 미국 마라톤과 조깅이 유행하던 당시, 달리기 후 황홀한 감정 상태를 느끼는 사람들이 많았고, 그 경험을 묘사하는 단어로 “Runner’s High”가 자연스럽게 등장했다고 한다.


그 상태를 잘 표현한 명칭 같다.


그리고 달리고 난 후 목소리를 체크해 보면, 한껏 올라가 있는 걸 느낄 수 있는데, 달리기를 할 때 폐활량이 증가하고, 자연스럽게 더 깊고 많은 호흡을 하게 된다. 이로 인해 성대 주변의 붓기나 긴장이 줄어들면서 목소리는 더욱 맑고 가벼워진다.


또한 전신의 근육이 이완되면서, 특히 목과 어깨의 긴장이 풀리고, 그 결과 성대 역시 한결 자유롭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노래하기 전 운동을 하면 노래가 더 잘 되는 이유이다. 예전에 이 루틴으로 노래 연습을 많이 했다.




운동을 하며 떠오른 수많은 생각들이 지금의 나를 이끌어 오고 있다.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마다, 운동은 내게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었고, 그 생각들을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주었다.


이런 경험들을 통해 나는 신체와 정신이 서로에게 깊은 영향을 주고받는, 밀접한 관계라는 사실을 더욱 실감하게 되었다. 그리고 기초체력이 생기며 삶에 활력이 도는 건 덤으로 받는 것 같다.


며칠 전부터 복근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좀 쉬었더니 근육이 다시 미세하게 찢어지며 통증이 찾아온다. 아픈데 짜릿하다.


이 글도 운동 직후에 쓰고 있다.


삶이 다하는 그날까지 건강히 잘 부탁해, 육체야.

여러분의 육체도 언제나 강건하길 소망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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