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와 청구인의 관계 재정립
변호사로서 '내가 도와주겠다'는 말을 건넸을 때, 어떤 청구인들은 불편한 기색을 내비친다. 그들은 단순히 "내 할 일을 하는 것일 뿐, 돕는다고 말하는 건 맞지 않다"고 이야기하곤 한다. 이 반응은 처음에는 다소 당혹스러울 수 있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변호사와 의뢰인 간의 관계에 대한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이들의 불편함은 단순한 언어적 문제 너머, 법률 서비스의 본질과 변호사의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 차이에서 비롯한다고 본다.
청구인이 '도움'이라는 단어에 거부감을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변호사를 전문성을 제공하는 전문가로 인식하기 때문인 것 같다. 의사나 건축가가 자신의 본업을 수행하며 '환자를 돕는다'거나 '집을 짓는 걸 돕는다'고 표현하지 않듯이, 변호사 역시 법률 전문가로서 의뢰인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직업적 의무이자 책임이다. 의뢰인의 관점에서 볼 때, 그들은 변호사의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구매하는 고객이다. 정당한 수수료를 지불하고 그에 상응하는 서비스를 받는 것이지, 변호사의 호의나 자선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다. '도와준다'는 표현은 때때로 서비스 제공자가 우월한 위치에서 베푸는 듯한 뉘앙스를 풍길 수 있으며, 이는 대등한 상업적 관계를 지향하는 의뢰인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변호사는 청구인과의 소통에서 어떤 단어를 사용해야 할까? '돕는다'는 표현 대신, '함께 해결한다', '최선을 다해 처리한다', '법률적 조력을 제공한다' 등의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인 것 같다. 이러한 표현들은 변호사의 전문성과 책임감을 강조할 뿐만 아니라, 청구인과의 관계를 수직적인 도움의 관계가 아닌, 수평적인 파트너십 관계로 재정립하는 데 기여한다. 청구인은 자신의 법률 문제가 복잡하고 어려우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변호사의 전문적인 역량이 필수적임을 인지한다. 따라서 그들이 바라는 것은 따뜻한 '도움'의 손길보다는, 문제 해결을 위한 **확실하고 책임감 있는 '전문적 협력'**이다.
궁극적으로 청구인이 변호사에게 기대하는 것은 문제 해결이다. '돕는다'는 표현에 대한 의뢰인의 민감한 반응은 변호사가 단순히 선한 의도를 넘어, 자신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보여주기를 바란다는 무언의 메시지로 보인다. 이러한 섬세한 차이를 이해하고 소통 방식을 조정하는 것은 변호사와 의뢰인 간의 신뢰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 수 있다. 전문적인 언어와 책임감 있는 태도는 의뢰인으로 하여금 변호사가 자신의 사건에 진정으로 몰입하고 있으며, 최선의 결과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확신을 심어준다. 이는 단순한 법률 서비스 제공을 넘어, 인간적인 신뢰와 존중이 바탕이 된 성공적인 법률 관계를 형성하는 중요한 발판이 된다. 변호사라는 직업은 단순히 법률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청구인의 불안과 어려움을 이해하고 그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과정을 통해 끊임없이 성장해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