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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시

by 안성윤


8월의 무더위에 지쳐

태극기도 축 처져있는 것이

모두가 만세를 부르던

그 시절은 어디로 가버렸는지


광복의 날

민족 해방의 기쁨은 다시 핏빛 저주가 되어

사람들은 눈물 대신 피눈물을 흘린다


동족상잔의 비극에

시체는 거름이 되고 눈물은 비가 되어

그 위에 거룩한 무궁화 꽃피니


1919년

처음으로 휘날리던 태극기는

다사다난했던 세월의 풍파를 겪고

휴일을 만끽하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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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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