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해서 시집가기 파이다고?

주변의 시선 1화

by 다잘쓰는헤찌


2004년. 친구네 가족 행사에 따라간 적이 있다.

왜 갔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냥 친구랑 놀다가 가족 행사가 있대서 따라갔던 듯하다.


“안녕하세요.”
“야는 뚱뚱해서 시집가기 파이다~”


그곳에 계시던 한 할머니께서

내게 처음 내뱉은 말이다.

나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감이 안 잡혔다.

말문이 탁 막혔다.

방금 형성된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파악하는 데만

한참이 걸렸던 것 같다.

내가 선택한 건 멋쩍게 웃는 것 뿐이었다.


그때의 나의 몸?


키 173cm,

몸무게 58kg이었다.

다분히 정상 체중 범위였다.

나는 가족들이랑 강변을 따라서

걷는 것을 좋아했고,

친구들이랑은 종종 산을 올랐다.


따라서 몸이 무겁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그러므로 살을 빼야겠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게다가 나는 중학생이었다.



중학생에게 시집이라는 단어가 적절한가?

그 당시에 내가 생각했을 때도

시집이란 단어는 적절하지 않았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성별이 여성이란 이유로,

어리면 어린 대로,

나이가 있으면 나이가 있는 대로

무례를 경험하곤 한다.


무례의 범위가 너무나 다양해서

어디서 올지도 가늠할 수가 없다.


남들도 나와 똑같아져야 안심하는,

그런 일부가 만든,

그러한 사람들이 모인 사회가 만든 것이

결혼적령기란 단어이다.


그러나 이 결혼적령기라는 단어도

우스운 게 현실이다.

그저 본인이 만든 이상이 아닌 상태라면

결혼하기 어렵다고들 한다.

아니, 이상에 가까운 모습이라도

질투에 아니꼽게 볼 것이다.

그건 시선이라는 폭력으로 다가온다.


이 말은 이때만 들은 것이 아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14년.


“ 좀 아줌마 같아”
아줌마 같다는 게 과연 무엇일까.

가장 처음 마음을 줬던 남자에게서 들은 말이다.

그는 아무 말도 없는 나의 눈치를 보았다.

이윽고 말했다.


“여자는 말이야.

뱃살이 하나도 없어서

남자를 만족시켜야 할 의무가 있어.”
20대 중반에 들었던 말이다.

그저 아랫배가 있어서

아줌마 같다는 건가.

그때도 다분히 정상체중인 58kg이었는데?



지금이야 그런 말을 들었다면 죽빵을 때리고,

‘격 떨어지는 놈이 뭐라 씨부려쌌노’하겠지만

그땐 처음이었다.

새로운 상황을 입력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그러면 아줌마 같단 말은 나쁜 건가?

내 주위엔 좋은 아줌마들만 있는데?


이렇게 남의 살집에 대한 시선들이 뜨겁다.

사람이 자기 인생이 재미가 없으면

남의 인생에 대하여 왈가왈부한다는데,

유독 몸매에 대한 입방아를 쉽게 한다.

건강한 몸을 위해서도 함부로 말하면 안 될텐데,

몸의 모양에 대한 무례는 곳곳에서 발생한다.


그 남자랑은 어떻게 헤어졌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찌 됐든 저 날을 기점으로

헤어졌던 것 같다.

나는 그것을 계기로 다이어트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나만 몰랐다.

주변의 친구들은 이미 다이어트를 하고 있었다.

몸이 말랐는데도 장 청소 약을 주기적으로

먹는 친구도 있었다.

그 친구는 166cm에 43kg였다.


직장동료의 집에 가봤다.

주방 가득 채워져 있는 쉐이크 통과

냉장고의 전원이 꺼져있는 걸 발견하였다.

그분께서는 당일 약속이 없으면

하루종일 굶는다고 하였다.

163cm에 42kg이었다.


아, 나만 몰랐다.

그때부터 나도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키 173cm를 찍은 이후로

한 번도 변하지 않은 체중 58kg.

이것을 딱 5kg만 빼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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