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이라도 다 같은 버섯은 아닙니다.

3. 엄마의 레시피

by 야초툰
"있잖아
사실.. 나...
엄마가 다리 밑에서 주워 왔데..."


울먹이는 목소리로 내 친구 용선이가 타임캡슐을 땅에 묻으면서 말했다. 막장 드라마의 한 장면 같았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친구의 가족을 다 알고 있었기 때문에 딱히 와닿지 않았다.


"야 무슨 소리야 너 얼굴 완전 너네 아빠랑 판박이야!"

"그래? 그럼… 어떡해.. 아빠만 친아빠인가 봐!!"


용선이는 잔인하게 칼로 베어버린 듯한 나의 대답에 더 상처를 받았다는 듯 엉엉 울기 시작했다. 친구의 울음소리에 정신이 번쩍 든 나는 나중에 발생할 억울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상처에 서둘러 약을 치기 시작했다.

"그래 그런가 봐... 그런데 네가 그 사실을 안다고 하면 어머님이 얼마나 속상하시겠니? “

"그... 런가? 그렇겠지?"

"그러니까 그 사실을 아는 건 우리 둘만의 비밀로 하자!"

"그래! 그럴게"

사실 다리 밑에서 주워 왔다는 썰은 그 당시 말을 듣지 않는 자식들에게 부모님이 흔하게 했던 충격 요법 중 하나였다. 하지만 나는 그 아이들과 다르게 그 말을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주워 왔다고 하기에도 엄마와 너무 닮았기에.. 게다가 목소리까지 똑같아서 우리 집에 전화한 친구가 엄마가 받아도 나인 줄 알고 대화를 나누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는데, 하루는 내가 받지도 않은 전화를 하루종일 쫓아다니면서 받았다고 우기는 친구 때문에 난처한 적도 있었다.


"야 너 진짜 어제 내 전화받았잖아 왜 아니라고 해!"

"와 진짜 난 안 받았다니까 미치겠네… 도대체 내가 너랑 무슨 통화를 했는데? “

"네가 나한테 너 잔다고 말했잖아"

"내가 자는데 전화를 어떻게 받아?"

"아...."


물론, 나를 엄마로 오해하는 전화도 많았는데, 그때마다 나는 그들을 속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 엄마 흉내를 내곤 했다. 그래서 종종 차마 신고는 할 수 없는 엄마 피싱 피해자들이 발생했는데 그래도 그중 가장 큰 대어는 엄마와 10년 넘게 동거동락하고 있는 아빠였다.


저녁 무렵, 집에 놓인 전화기가 요란하게 울렸다. 설거지를 하던 엄마가 앞치마에 젖은 손을 닦고 전화를 받으려는데, 이번에도 나는 누군가를 속일 욕심에 내가 받는다며 얼른 뛰어가 잽싸게 전화기를 낚아챘다.


"여보세요~"

"아! 나 오늘 좀 늦는다고 전화했어 “


아빠였다. 벌써부터 아빠를 낚을 생각에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간신히 미친 듯이 뛰는 심장을 달래며 나는 조용히 엄마의 목소리를 단 낚시찌를 내렸다.


"아~그래요? 얼마나 늦는데요?"

"음... 그러니까 한 10시 정도?"

"알았어요~그럼 올 때 전화해요"

". 응... 응? 그래…. “


뭔가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린 것 같은 이어지는 아빠의 침묵에 나는 서둘러 통화를 마무리 지었다.

"아빠!! 하하하 나야 속았지? 진짜 엄마 바꿔줄게"


영문도 모르고 전화를 넘겨받은 엄마는 둘째 딸이랑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오래 했느냐 물었고 아빠는 아무 일도 아니라며 얼른 전화를 끊었다. 어떻게 말할 수 있겠는가? 10살 둘째 딸에게 속았다고 말이다.


그렇게 엄마의 모든 것을 똑 닮았기에 요리 솜씨도 꼭 닮을 줄 알았다. 그래서 요리를 해보지 않았지만 대충 해도 맛있을 거라며 난생처음 자장소스를 인터넷을 보고 만들었을 땐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맛도 보지 않은 채 묽은 자장 소스를 싣고 엄마가 있는 시골로 향했다.

"어때? 엄마... 내가 처음 한 자장 소스 맛있지? 얼추 맛집 소스 같지 않아?"

"음.. 음 그래… 하하 이것 참 자장 소스인데 싱겁네.. 아냐 짠 것 같기도 하고, 탄맛도 나고 오묘한 맛이네.. 이거 참…“


맛있다기보단 여러 가지 맛의 공격에 당황한 기분이 역력한 엄마는 결국 싱거우면 다른 반찬이랑 먹으면 된다며 황급히 자장소스를 구석으로 몰아넣은 뒤 사위의 어깨를 툭툭 치며 고생이 많다고 말씀하셨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원래 엄마는 시집간 딸을 주려고 엄마만의 레시피를 만들고 있었는데 그 자장 소스를 맛보고 이건 가르칠 솜씨가 아니라며 불태워 버리셨다고 한다.

아쉽게... 사진으로만 남은 엄마의 레시피


그렇게 엄마는 시어머니에게 물려받아 이제 며느리만 알게 된 레시피를 알려 줄 후계자들을 잃고 망연자실해 있었는데…어느 날 두 딸들이 먹고 쌓아 둔 설거지 그릇에서 운명처럼 자신의 후계자가 될 사람을 점찍게 되었다. 과연 그 사람은?.... (To be continued)


어느 날, 버섯을 좋아해 산을 타는 심마니 같던 엄마가 사진을 보내왔다.

"이건 무슨 버섯이게?"

뭔지 몰라도 사진 안에 버섯은 엄청 컸다.

엄마는 큰 갓버섯이라고 하면서

“모양과 크기가 다 같은데 어떤 버섯은 먹을 수 있는 식용 버섯이 되고 또 어떤 버섯은 독을 가득 품은 버섯이 된다다 신기하지? “


겉모습은 같아도 효용은 다르다는 듯한 엄마의 말에 나는 대뜸 그럼 엄마는 큰 갓버섯이고 나는 간 큰 독버섯이야? 농담 삼아 되물었더니 엄마는 말이 된다며 까르르 웃었다.


간이 크다는 게 말이 된다는 것일까? 독이 있다는 점이 맞다는 걸까? 나는 차마 물어보지 못했다. 혹시나 둘 다 일까 봐….


그럼 엄마가 사랑하는 버섯! 진정한 맛의 전쟁은 항상 엄마의 프라이팬 위에서 벌어지는데… 맛의 전쟁을 일으킬 엄마의 버섯 레시피를 배워보고 싶으신 분

소리 질러~ 엄마 나 배고파~~!!



재료: 양송이 작은 것 한팩, 방울토마토 한 움큼 (25알) 새송이 한팩, 소금, 다진 마늘 반스푼, 참기름 한두 방울, 참깨는 넉넉히 빻아서 준비, 쌈장

TIP : 양송이는 작은 게 좋단다~

먼저, 흐르는 물에 양송이를 얼른 헹궈

기둥을 잘라

살짝 달궈진 팬에 식용유 한 바퀴 두르고

방울토마토 반으로 잘라 버섯사이사이 넣어줘 최약불로 하고 뚜껑 닫아

15분 정도 두면 방울토마토에서 물이 나오면서

버섯이 갈색으로 익거든 쌈장을 한 꼬집씩 올려주고

이제 새 송이도 세로로 썰어

냄비에 소금 한 꼬집 넣고 부르르 끓거든

채반에 바쳐 식혀주고

다진 마늘 약간 넣고 참기름 한두 방울에 참깨 넉넉히 갈아

버무려주면 끝나 간단하고 건강한

버섯 만찬이야~

엄마의 잔소리 퀵퀵: 엄만 그렇게 생각한다 고기만 먹으면 안 돼 골고루 먹어야지! 그래서 이번 메뉴를 골랐단다 채소와 과일은 많이 먹어야 살 안 찌지!


다음화예고!!!

드디어 등장하는 엄마의 후계자 요리계의 빌런..

사실 요리계의 빌런은 칼이 무서워 대파도 가위로 잘랐었는데.. 어떻게 엄마의 후계자가 될 수 있었는지 그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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