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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한 번, "아 행복해!"

#3 씬디로운 카페생활

by 씬디북클럽

매 달 마지막 주에 꼭 놓치지 않는 이벤트가 있다. 바로 책 사진 찍기.


미리 생각해 둔 예쁜 카페에 간다. 오픈 시간이나, 저녁 식사 준비 전의 다소 한산한 시간을 이용한다. 에코백 한가득 책들을 싸 들고 간다. 다음 달에, 읽어야 하는 책들, 꼭 읽고 싶은 책들, 원서와 영어 교재들을 챙겨서 간다.


평소에 잘 안 시키는 비싸고 예쁜 음료를 주문한다. 아주 가끔은 디저트를 함께 주문하기도 한다.

"저, 사진 좀 찍어도 될까요? 소품들은 제 자리에 다시 잘 놓을게요."


음료가 나오기 전 카페 구석구석을 매의 눈으로 살핀다. 그리고는 책 사진을 찍는다. 책들의 단체사진을 찍는다. 책들의 개인 사진을 찍는다. 주로 사전 정보가 전혀 없는 책들이다. 표지 사진과 카페 소품들과의 분위기를 생각해보며 찍는다. 이런저런 각도로도 찍는다.


주문한 음료와 디저트가 나온다. 일단 이 아이들을 한 번 찍는다. 내가 마음에 드는 사진을 찍을 때까지, 마지못해 기다릴 동행이 없으니, 마음껏 찍는다. 메뉴들과 어울릴 것 같은 책이 있으면 다시 또 찍는다. 이제 다 찍었나 싶어 지면, 그제야 음료를 한 모금 마신다. 뜨거운 커피는 미지근해질락 말락 한다. 후루룩 숭늉 마시는 소리를 내는 중간중간, 놓친 책 사진은 없나 살핀다. 필요하면 또 카페 이곳저곳에서 책 사진을 찍는다. 아주 마음에 드는 사진을 건지면, 마음속에 있던 말이 입 밖으로 튀어나온다.


"아, 행복해!"

매 달 말, 큰 의미의 이벤트가 되었다. 소확행이자, 베스트 미타임이기도 하다.

책들 단체사진은 한 달 동안 나의 카톡 배경이 된다. 매 달 어떤 카페에 갈까 즐거운 고민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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