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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Lee Apr 08. 2023

쉽다는 말, 애들 영어로 하면?

easy peasy lemon ...what?

슈퍼마켓 계산대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던 초등학생 남자아이가, 아빠에게 '@#$%^@!#는 쉽다는 말이야'라고 했다. 아빠가 뭐라 했느냐고 물었다. 아이는, 'easy peasy lemon squeezy'를 반복했다. 아빠가 정말 못 알아 들어서인지, 그냥 서너 번을 더 말하도록 유도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어느 쪽이었든, 주문하는 데로 아이가 easy peasy lemon squeezy라고 하는 것을 듣고 있는 것이 좋았으리라... 아빠의 표정으로 짐작해 봤다.  


'See you later alligator.' 다음에 보자는 작별 인사에, later와 운율을 맞춰 alligator를 달아주고-

'After while crocodile' 작별 인사에 화답하며, while과 운율을 맞추는 crocodile로 말에 재미를 더한다. 쉽다는 말도, 그냥 easy로 끝내지 않고 오히려 세 단어를 더하는데, 알고 나면 길게 리듬을 타는 것이 오히려 더 즐겁게 기억이 된다. Easy peasy lemon squeezy. 겁나 쉬워.


쉽고 재미있지 않은 유초등 영어가 없어 보일만큼 다양한 영어 브랜드의 천국이다. 어디든 등록만 하면 원어민 못지않게 금방이라도 솰랴솰랴 할 거 같은데... 어찌하여 아이가 영어 한 줄 말하는 것이 이리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지, 참 어렵다. 이를 해결하는 첫걸음이, 아이들의 아웃풋 기회를 절대적으로 늘려주는 것이다. 학교나 학원에서 어느 정도 영어 시간을 보내고도 간단한 문장을 말하지 못하는 사실이, 문득 걱정이 된다면 오늘부터라도 아이가 아웃풋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정에서 만들어 주면 된다.


엄마표 영어를 하면서, 현재 인풋의 과정으로 일 년에서 이년 정도 듣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면 아웃풋 방법에 한 번 관심을 가져보시길. 차고 넘치게 듣다가 자연스럽게 말을 하고 즐겁게 읽는 아이들, 분명 있다. 그러나, 내 아이가 차고 넘치게 듣고 있는 중도 아니고 (주야장천 인풋을 하고 있지 않은 경우), 책은 커녕 몇 줄 되지 않는 지문도 읽고 있지 않다면 내 아이에게 맞는 대안이 필요하다.  


영어를 학습으로 어쩔 수 없이 시작했고 영어를 싫어하는 아이도 방법이 바뀌고 자신에게 발전 가능성이 느껴지면 마음이 돌아선다. 포기하지 말자. 아이가 배운 한 단어라도 온전히 아이 것이 되려면, 듣고 보고 써보는 것도 좋지만, 그것을 말로 사용해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문장 속에 넣어보고, 여러 가지 다른 상황에서 소통하는 경험이 있어야 비록 한 단어일지라도 내 안에서 언어로 기억이 된다. 영어가 말로 다가와야 재미가 있다.


우리 아이들의 환경에선, 서너 시간 전, 학교나 학원에서 듣고 온 한 문장을 소환해서 밖으로 던져 볼 기회가 많지 않다. 그래서 인위적 환경아래 열심히 학습으로라도 따라가 보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나마도 하기가 쉽지 않으면, 정말 간단해 보이는 문장도 막상 그 상황이 닥쳐서 써보려면 바로 나오지 않는 것이 현실 영어다. 내가 배운 단어가 하나여도, 아웃풋은 그 한 단어를 이용해 대여섯 문장 속에서 써먹어 봐야, 아이들 앞에 놓인 영어 장벽이 점점 낮아진다.


예를 들어, toilet(화장실), kitchen(부엌) 등 장소에 관한 단어를 아이가 배웠다면.

'Where are you?' 너 어딨어. (잡히기만 해... 정도의 분위기로 재미를 끌어보자) 아이가 화장실에 들어갈 때마다 물어볼 수도 있다. 장난처럼.

'Where are you? 질문을 시시 때때로 던져준다. in the toilet, in the kitchen, in the bedroom(침실)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응답이다. 아이가 싫다고 도망가고 듣기 싫다고 귀를 막으면, 혼자라도 인형들을 여기저기 배치해 놓고 원맨쇼라도 하자. (영어가 말이다 보니, 말하는 재미가 붙으면, 점차 둗기 읽기로도 확대시키기 쉽다.)


아이가 아웃풋을 할 기회조차 없는데, 아이에게 왜 말 한마디 못하냐고 하면 듣는 아이 섭섭하다. 해외 나가서 성향상, 돈을 준다고 해도 말 한마디 하지 않고 돌아온 아이를 알고 있다. 이렇게 특별한 케이스가 아니라면, 아이들은 아직 말랑한 오감을 활용하는 것을 좋아한다. 오디오북, 유튜브, 온라인 국제학교 클래스, 스피킹 앱 등 영어 아웃풋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면 예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easy peasy lemon squeezy 하지 않은가. 활용할 수 있는 것을 환경에 맞게 적절히 이용해 보자.


Easy peasy lemon squeezy.

다섯 번 정도 굵은 글씨로 반복해 놓았지만, 한 번도 입 밖으로 소리 내서 말하지 않았다면, 누군가와 맞장구를 치며, 그렇지 정말 쉽지란 말을 해야 할 때, 생각처럼 쉽게 입 밖으로 나오지 않을 것이다. 근육을 움직여서 기억한 것, 즐거운 기억이 있는 내용은 뇌가 오래오래 간직한다. 신나게 근육을 움직여서 말을 해보자. 이렇게 해서 언제 갈까 가 아니라, 이렇게 하다 보면 어느새 가고 있는 것이 아웃풋으로 시작해 보는 아이들의 한마디 영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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