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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Lee Oct 21. 2023

에필로그

누군가  삶의 단면을 이루는 점과 선이 되어주듯 역시 누군가의 면을 이어주는 점이 되어 지나간다우리는 그렇게 서로 점과 선이 되어 만나고 헤어진다. 잊을 수 없는 순간을 채워주는 이도 있고 기억조차 하지 못하며 스쳐가는 이도 있다.   지우고 싶던 점과  덕분에 변하고 성장한 내가 되는 아이러니도 만난다그래도 이왕이면,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빛이 되는 점이 될 수 있기를. 

 

이렇게 돌아보고 나니소식 끊어졌던 벗들에게 연락해 안부를 묻고 싶은 마음이 든다

다들  지내고 있는지고비마다 함께   그대들이 있어나는 여기에서  살고 있다고.




김용택 시인은 "시인이 생각하는 인생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삶이 쌓이면 저절로 시가 되어 나온다."라고 답했다 한다. 삶이 쌓여 이루어지는 시. 점과 선이 모여 면을 이루듯.


한편, 도종환 시인은 '눈보라 치는 날들을 아름다움으로 바꾸어 놓은 외설악'의 산맥을 노래한다. 매서운 눈보라 견뎌내고 더욱 수려해질 수 있는 것은 외설악만은 아니었음을. 


'삶이 쌓여도 저절로 시'가 되기는 쉽지 않기에,

'암초와 격랑 많은 삶'이 '아름다운 파도'가 되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아름다운 시가 저절로 쌓이는 삶이,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라면,

선택지를 바꾸어 행복을 만끽하고 싶다.  



산맥과 파도 

by 도종환 


능선이 험할수록 산은 아름답다

능선에 눈발 뿌려 얼어붙을수록

산은 더욱 꼿꼿하게 아름답다

눈보라 치는 날들을 아름다움으로 바꾸어 놓은

외설악의 저 산맥 보이는가

모질고 험한 삶을 살아온 당신은

그 삶의 능선을 얼마나 아름답게 

바꾸어 놓았는가


험한 바위 만날수록 파도는 아름답다

세찬 바람 등 몰아칠수록

파도는 더욱 힘차게 소멸한다

보이는가 파도치는 날들을 안개꽃의 

터져오르는 박수로 바꾸어 놓은 겨울 동해바다

암초와 격랑이 많았던 당신의 삶을 

당신은 얼마나 아름다운 파도로

바꾸어 놓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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