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락하는 짜투!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니체이야기_<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_1

by 코끼리거북이

프롤로그

몇 년 전에 인문고전독서를 하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윤리시간에 철학을 배웠지만, 그 이후로는 접해본 적이 없어 익숙하지 않고 어렵고 복잡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니체의 책(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우상의 황혼)을 읽으면서 철학이 재밌게 느껴졌고 나의 편협한 가치관을 망치로 깨부수어 새로운 시각으로 다시 태어나는 계기를 갖게 되었다.

최근 2년 동안 책을 읽으며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계속 있었고, 이제는 행동할 때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먼저 들려줄까 생각할 때,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가 가장 먼저 떠올랐고, 내가 읽고 정리한 내용을 아이들에게 낭독해 주기로 계획을 세웠다.

1월부터 다시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고 또 읽고 곱씹어보면서 글을 쓰고 있고, 아이들에게 쓴 글을 낭독해주고 있다.


제1부- 짜라투스트라의 서설_1

얘들아! 너희들이 어떤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는지, 어떻게 주어진 인생을 살았으면 하는지, 난 너희들을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생각해 봤어. 엄마는 지난 40여 년간 누군가의 필요와 요구와 말, 상황에 상당히 많은 비중을 두고 행동하고 결정하면서 살아왔어. 타인에게 좌지우지되는 삶을 살았지.


그러던 중 40대 초반에 (몇 년 전부터) 고전을 읽기 시작하면서 여러 변화와 성장을 경험하고 있어. 삶과 인간과 세상, 관계, 사랑 등 수없이 많은 삶의 주제들에 대해 고민하고 글을 쓰고 책을 읽어갔던 고대·중세, 근대 현대의 여러 선배들의 삶과 고민들을 책으로 읽었어. 그러면서 타인이 아닌 자기 주도적이고 주체적인 삶이 중요함을 깊이 깨닫고, 계속 자유인의 삶과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려고 끊임없이 책을 읽고 나를 돌아보고 있지. 이젠 서서히 글도 남겨야 함을, 내 것으로 소화한 나의 이야기를 써야 함을 생각하고 있어.


그래서 엄마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책 중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니체-를 너희들에게 말해볼까 해. 니체의 생각을 다 헤아리기는 쉽지 않지만, 너희들도 이 책을 통해 삶의 진수를 알게 되길 원하는 그 마음 담아 써 내려갈게. 너희들도 너희에게 주어진 인생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주체적이고 자유로운 인간이 되길, 힘에의 의지를 맘껏 발휘하여 위버멘쉬가 되기를 바란다! 너희들도 고전 독서를 통해 삶의 지혜를 깨닫고 그 지혜로 살아가길!!


짜라투스트라는 30세 때, 자기가 살던 곳을 떠나 산으로 들어가서 10년 동안 혼자 생활해. 왜 산에 올라갔을까? 왜 혼자 산에서 살았을까? 엄마는 사람들이랑 얘기하고 모임 하다가 다른 사람들의 관심사가 내 관심사랑 별 연관성이 없을 때, 시시콜콜한 얘기만 하는데 재미마저 없을 때, 다른 사람들이 내 말이나 나에게 관심이 없을 때는 보통 '아, 빨리 집에 가고 싶다, 모임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들면서 말도 안 하게 되고, 딴생각도 하고 빨리 혼자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짜라투스트라도 혹시 사람들과는 다른 생각과 말을 하는 자기 마음속에서 괴리감, 외로움, 답답함 등을 느끼고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이 의미 없다 느껴지지 않았을까? 그래서 홀로 있을 수 있는 산으로 올라가 자연을 누리며, 그 시간 동안 홀로 생각하고 정리하고, 자연과 대화하고 자연인처럼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고, 수많은 생각을 차곡차곡 정리하지 않았을까?



그렇게 10년 동안 산에서 살다가, 어느 날 아침 동틀 무렵에 마음이 변해 산 아래로 내려가 인간들에게 가고자 결심해. 왜냐하면 꿀벌이 엄청 많은 꿈들을 모아 벌집이 꿀로 가득 차 흘러넘치는 것처럼 자신의 지혜가 차고 넘쳤기 때문이야. 자기의 지혜에 싫증이 났다고 말해. 얼마나 차고 넘쳤으면, 얼마나 지혜가 가득했으면 싫증이 날까 싶어. 짜라투스트라는 이제 그 넘치는 지혜를 나누어줄 대상이 필요한 거야. 당시에 소위 현명하고 지혜롭다 하는 철학자나 종교지도자들에게 그들의 지식이 얼마나 얕은지를, 그들이 사람들 앞에서 지식' 지혜의 대가라고 칭찬받지만, 그들이 실상은 얼마나 모르고 있는지를, 자기들이 뭘 알고 뭘 모르는지조차 모르고 있는 그 무식함을 깨닫게 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지. 또한 삶에 대한 갈증 있고 목마르고 메마른 사람들,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지혜가 없어 어리석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지혜를 나누고 가르쳐서 그들이 참된 지혜를 깨닫게 되고 그들이 마음부자가 되게 할 필요성을 느낀 거야. 그래서 짜투(짜라투스트라)는 태양이 저녁마다 바닷속으로 내려가 바다 밑 세계를 밝게 비추듯, 자기도 저 아래 인간들이 모인 곳에 내려가 다시 세상 속 인간이 되어 그들을 지혜로 밝게 비추기를 결심해. 짜투는 이걸 '몰락'이 시작되었다고 표현했어.


간단히 요약하면, 30세의 짜투가 인간 세상을 떠나 산속에서 10년 동안 홀로 자신의 생각과 고독을 즐겼어. 그러다 마침내 지혜가 가득한 사랑으로 새로 태어난 것이지, 이제 그 자신의 지혜를 인간들과 나누고 싶어 다시 인간 세상으로 내려가 세상 속 인간이 된다는 내용이야.


엄마는 이 부분 읽으면서 예수님 얘기랑 비슷한 점을 봤어. 예수님은 33살부터 사람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는데, 짜투는 40세 (30세 산에 올라감 +10년 동안 산속 생활) 때부터 지혜를 나누기 시작해. 그리고 예수님은 광야에서 40일 동안 홀로 시험받는데, 짜투는 10년 동안 산속에서 수련해. 또 예수님은 신이었는데 인간이 되었다고 하잖아? 짜투도 다시 인간이 되었다고 표현하거든. 나체가 예수와 짜투를 비교해서 썼다는 생각이 들어.


어때? 재밌지? 짜투가 세상 속 인간이 돼서 어떤 지혜를 나눌지, 짜투는 그 과정에서 어떤 경험을 할지, 그리고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할지 궁금하지 않니? 짜투의 여정을 차근차근 따라가면서 니체가 하고자 하는 말을 같이 곰곰이 생각해 보자!


에필로그

이 글을 쓴 날 저녁에, 세 아이를 앉히고 읽어 주었다. 둘째(7살), 셋째(6살)는 5분 정도는 잘 듣더니, 이내 돌아다니며 놀기 시작했고, 첫째(10살) 아이만 초롱초롱한 눈으로 날 쳐다보며 끝까지 들었다. 첫째는 위버멘쉬가 뭐냐며 이해되지 않는 단어와 내용에 대해 질문도 했다. 그리고 그날 이후로, 2번째 이야기를 썼냐며 수시로 물어보고, 얼른 듣고 싶다고 말했다. 둘째와 셋째는 아직은 어리기에 니체의 이야기가 어렵고 관심조차 없을 수도 있지만, 포기하지 않고 나만의 <짜라투스트란 이렇게 말했다>를 써서 계속 낭독해줄 것이다. 그리고 집중하지 못하고 관심없는 둘째, 셋째도 점점 이 이야기에 빠져들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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