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월간 정리

제1원칙을 찾으며, 보여주기에서 살아내기로


8월 회고를 계속 미루고 있었어. 8월의 기록을 꺼내 다시 회고하는 것이 나에게 좋은 건 알겠는데, 어지간히 생각하는 게 싫은가 봐. 이번 주는 넘기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어서 최대한 미루고 미뤘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벽에 등이 닿고 나서야 호흡을 깊게 들여 마셔본다.

7월은 지독히도 발산만 했던 달이거든? 8월도 별반 차이가 없지만 “발산만 하는 이유”를 알게 된 달이야. 제1원칙의 부재. 1원칙이 없으니 <바닷가 위에 지어진 하루라는 집> 파도가 닥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질 집. 그래서 매일매일 그리 바쁘게 사는데 이루어놓은 성과가 없나 봐… 8월의 생각 호흡을 길게 내쉬며 시작해 볼게


1) 바닷가 모래 위에 세워진 하루에서 <1원칙>으로

2) 아이 - 화와 분노로 가득한 육아 현장

3) 나를 바로 볼 수 있는 타인과의 관계

4) 경험이 대답한다.




1) 바닷가 모래 위에 세워진 하루에서 <1원칙>으로

‘최선을 다했다’의 최선을 그동안 단단히 잘못 알고 있었더라고.

최선 (最 가장 최 善 착할 선) : 가장 훌륭한 상태, 나 스스로는 잘 알고 있지. 내가 최선을 다했는지 다하는 척하고 살았는지

<최선을 다했던> 순간이 인생을 돌이켜봤을 때, 한 번도 없더라. 부끄러워

영어공부와 체중관리, 작심 3일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마음이 3일 만에 항상 도로 제자리로 향했어. 관성인가? 제자리로 가고 싶어 하는 관성

8월에 내가 알게 된 건데 , 내 삶이 이렇게 시끄럽고 발산만 하는 이유. 해야 할 일이 소란스럽게 많은 이유… 바로 1원칙이 없기 때문이었어.

바빴던 주중. 독서모임이 3개인데, 그중 2개는 내가 진행자야. 준비를 해야 하잖아? 내가 주인이니까… 그런데, 그 바쁜 와중에 데스커라운지 폴님 강의를 신청해서 갔다 온 거 어떻게 생각해?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원칙이 없는 삶인 거지. 나도 알아. 그 상황에서 데스커라운지 폴님 4mat 강의가 웬 말이냐고 ㅎㅎㅎㅎ

또 묘하게 원칙을 계속 어기고 있었어. 책을 확실하게 읽어야 하는데 대충 읽고 전에 읽었던 기억을 더듬어서 읽었다고 스스로를 속이고… 매일 밤 2시간씩 공부하는 책상 위에서도 나는 원칙을 묘하게 어기고 있었지. 그냥 이 생활이 지쳤어. 때려치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 상황…

그러다가 알겠더라고.

원칙과 진리는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이행하여 성공하는 사람은 드물다.
- 라이프스타일을 팔다. (마스다무네야끼)


원칙을 세웠고 그대로 하기로 한 것. 그 실제 이행이 너무 어렵더라. 고작 1년도 안 했는데 지쳤고 지친 이유를 핑계를 대고 있었지…

그러면서 매일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나를 바꿔야 한다는 강박> 스스로를 별로라고 생각하는 반복되는 이 패턴…

제1원칙을 세우고, 1원칙을 가장 우선으로 하는 삶으로 가야겠어. 그런데, 그 원칙을 어떻게 세워야 하는지… 정말 모르겠는데, 글을 써보고 이야기 나누어보고 그것만 생각한다면? 해야 하는 것들 중에 가장 우선인 것들을 알아차리게 되고, 그렇게 1원칙을 깨닫게 될까?

(아는 사람 힌트를 좀 줘)



2) 아이 - 화와 분노로 가득한 육아현장

8월엔 유독 아이를 양육하는 내 태도에 대한 고민이 짙었어.

육아 현장에서는 아이 행동을 보고 화를 주체하지 못하는 나를 발견해.

현장에서 멀어지면 ‘내 행동에 대한 후회’와 ‘아이에 대한 사랑’으로 눈물이 마르지 않는데,

결심과 달리 실제 현장에서의 나는 분노와 감정육아를 하지.

자랑 아닌 건 아는데 나도 진짜 방법을 모르겠어.

실제로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정말 모르겠거든

아이를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어두컴컴한 곳에서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려주는 <빛>인데

실제 내 행동은 엉망진창이야.

내 관심사, 내 행동 말투가 고스란히 아이에게 흘러가는 걸 목격하며, 아이가 되었으면 하는 모습으로 내가 살면 되겠구나 결심이 서는데, 또 매번 무너지는 나에게 하염없이 실망을 하지.

부모와 자식 관계는 부단히 노력해야 하는 관계이다.


생각구독에서 만난 문장이야.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아이와 나의 관계.

사회적 미소 뒤의 화와 분노를 아이들 앞에서 부끄러움 없이 쏟아냈던 엄마로서의 나…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어. 아이에게 내가 부단히 노력하고 신뢰를 쌓아야 한다는 것.

우리 집에 내가 정말 아끼는 그릇이 있거든. 손님들이 올 때만 꺼내는데, 평소 그걸 아이들이나 남편이 사용하면 소스라치게 놀란다. 비싼 그릇 깨질까 봐… 애지중지… 이 문장을 만나고 난 알게 된 거야. 아끼는 그릇을 ‘남’이 아닌 내 안의 ’ 너‘에게 사용했어야 했는데… 이게 무슨 짓이지? 이걸 깨닫게 된 순간부터 나는 그 그릇을 꺼내 사용하고 있어. ’ 타인‘이 아닌 ’ 내 가족‘을 가장 중시하며 신뢰를 쌓아야겠구나…

잠잠해졌던 큰아이의 강박증이 8월 초부터 조짐이 보이더라고.

애써 모른 척을 했어. 너무 두려웠거든. 아이의 마음도 그걸 고스란히 지켜봐야 하는 내 마음도… 두려웠어. 조짐이 확신이 되어 발산된 순간.

내가 아이를 데리고 달리기를 했던 지난 1년의 시간이 먼지처럼 사라지더라.

나 꽤나 잘하고 있다고 착각했는데, 아니었구나.

아이가 원하는 것이 이게 아닌데, 나 삽질을 했구나.

그럼 나는 앞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하고, 아이를 어떤 마음으로 키워야 할까…

누구 하나 속 시원하게 대답해 주는 사람이 없고,

시간이 해결해 준다는 것. 믿고 기다려주라는 말. 말이야 쉽지…

그러다 매일 잔소리로 시작되어 아이의 훈육으로 끝나는 “화만 내는 엄마”라는 걸 깨닫게 되었어.

“숙제해라. 학습지 해라. 쓰레기통에 버려야. 옷은 수거함에 넣어라. 옷장만 닫아. 불 꺼라. 책상 정리해라. 이불정리해라. 밥 흘리지 말고 먹어라. 물 쏟지 마라. 이 닦아라. 로션 발라라. 속옷 갈아입어라.”

명령조로 시작해서 끝나는 잔소리

“사랑해. 엄마가 믿어. 넌 엄마 보물이야. 잘한다. 훌륭하네. 그런 생각을 가졌구나.”

공감하고 인정하는 말투는 어디에도 없었어.

아이의 본성을 존중하고 싶다고 말만 했지, 80년대생의 유니버스로 2017년생의 유니버스를 뜯어고치려 했던 거야…

그래. 나도 이론으로는 알겠어. 아이 본성대로 키워야 하고 존중하고 믿어주라는 거.

알겠는데, 그걸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고 믿어야 하는지는 정말 모르겠어.

내가 어떤 마음으로 아이를 바라봐야 하는지 아는 사람… 제발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라.

(나도 지나온 8살, 9살. 그때의 기억을 더듬어 아이를 이해하고 바라보려고 노력은 하는데, 많이 부족했던 것 인정하기로)

엄마가 처음이라 서툴다는 말은 그냥 핑계일 뿐.

화만 내고 돌아서 후회하고 아이의 말을 공감은커녕 판단하기에 급급한 엄마…

정말 엄마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ㅠㅠ




3) 나를 바로 볼 수 있는 타인과의 관계

사람은 환경 안에서 변한다는 말을 몸소 실천하는 2025년이야. 내가 읽은 책이나 관심을 가지는 것들을 살펴보면 그동안의 내 삶과는 큰 거리감이 느껴지지. 내가 최순우 선생님을 존경하고 역사와 문명사에 이렇게 관심을 가진다고? 오래된 유물에 대해 사랑하는 마음을 품고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강해진다고?

이는 내 주변을 내 환경을 내가 적극적으로 바꿨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어.

지금 내가 노는 물에 난 넘치게 감사함을 느낀다.

그러다 문득 내 성격? 성향? 인간관계에 대해 돌아보고 되었어.

나는 나를 무시한다고 느껴지거나, 나를 이용한다고 느껴지는 순간. 그 상대방을 조용히 정리했어. 다신 쓸 수 없게 수도 없이 차단을 박았지. 그게 내 인간관계를 청정구역으로 관리를 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했는데…

무시, 이용당한다는 감정을 돌아보게 된 거야.

그 사람이 진짜로 그렇게 행동을 한 것인가? 아니면 내가 쌓아온 경험으로 느낀 나만의 감정인가…

설령 무시를 했다 해도 차린게 없는 잔치집에는 사람이 안 오는 것이 당연한 이치이거늘,

반대로 나도 그렇게 나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 곁에 두려고 하는데, 몰 그리 꽁한 감정에 차단을 하고 그 사람을 다신 쓸 수 없게 정리를 하나… 싶은 거지.

사기열전의 맹상군 이야기에서도 얻어먹을 게 없는 집에서 객들이 떠나는 건 자연의 이치인데 말이지.

내가 모 그리 대단한 사람이라고 그렇게 행동했을까?

그런데 머리로 깨닫는 것이 마음으로 전해지고 행동으로 옮겨지는 것까지는 시간이 좀 걸리는 것 같아.

깨달았으니, 마음으로 내려와 행동으로 옮기기 전까지 치열하게 고민해 볼게

부잣집 잔칫상에는 객이 넘쳐나고, 망한 집 잔칫상에는 객이 없는 자연의 이치를 말이야


4) 경험이 대답한다.


8월에도 아이들에게 경험이라는 가장 확실한 확신을 심어주기 위해 부단히 돌아다녔다. 그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서초구청장배 수영대회>이지

수영대회를 접수하고 아이 둘은 나가기 싫다는 말을 자주 했어.

매번 일상처럼 드나들었던 수영장에서 출전하는 대회의 종목만을 1달 내내 연습을 했지. 대회 전날, 지온이가 나에게 귓속말로 말하더라

“엄마! 내일 수영 대회 안 나가면 안돼요?”

나도 그런 대회는 처음이잖아. 설렘보다 걱정이 앞서는데, 아이는 오죽할까 싶더라.

대회 당일 규모와 선수급의 타 아이들을 보며 분위기에 압도당했지.

압도는 잠시, 이내 축제로 받아들이고 워밍업 순간에도 최선을 다해 아이는 수영을 하더라.

경기가 끝나고 서원이는 평영 부분 2위, 지온이는 자유형 18위

진짜 짧은 팔다리의 지온이가 꼴찌를 면했다는 사실만으로 너무 기특하더라고

2위를 한 서원이는 수상대 위에서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고 올라가서 메달을 받는 경험도 했지.

엄마의 오두방정 대단한 환호를 받으면서 말이야.

그 후 아이들에게 소감을 물어보았어.

“너무 떨렸는데, 경기가 끝나고 나서 너무 재미있었어. 나 내년에도 꼭 나갈 거야.”

경험, 직접 경험한 그날의 모든 분위기보다 확실한 것이 있을까?

메달 욕심이 없는 줄 알았던 지온이는 내년에 꼭 상을 받겠다고 하더라.

8월에 가장 기특하고 기억 남는 순간이었어. 경험의 확신


​8월의 나도 보여주기보다는 살아내는 삶으로 내 정체성과 진정성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을 하고 있어. 내가 요즘 요리를 꽤나 열심히 하고 있거든. 워낙도 집밥을 애정하긴 했지만, 큰맘 먹고 주방용품을 싹 바꾸면서 영양소 손실 없는 영양가 넘치는 집밥에 몰두하는데, 이게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게 맞나? 스스로 생각이 들더라. 물이 넘치는 주방이 좀 버거운 거야. 계란 지단도 대충 부치고 싶은 내 본성을 딱 마주하고, 내가 요리를 진짜 좋아하는가? 좋은 엄마이고 싶은 내 모습을 이미지화하려고 노력하는가?

그래도 8월 나 스스로 가장 크게 발견한 나는

타인과 에너지를 주고받는 접객하는 나에 대한 발견이지.

나는 사람을 맞이하고 환영하고 환호하는 접객이 내 업이라는 것을 알게 된 걸 감사하게 생각해.

8월. 이렇게 회고를 마쳐본다.


​아래 글들은 8월의 내 기록에서 하이라이트 되는 부분만을 뽑아보았어.

- 최선 (가장 최, 훌륭한 선) 가장 훌륭한 상태 : 체중 영어 최선을 다해본 적이 있나

- 부모와 자식 관계는 부단히 노력해서 만드는 관계이다. (아끼는 그릇을 남에게는 꺼내도 내 가족에게는 사용한 적이 없다.) 믿음과 신뢰관계 구축은 ‘남’이 아닌 ‘내 가족’

- 아이… 너는 나이고, 나는 너이다. 아이가 살았으면 하는 모습으로 내가 살아가자

- 나만의 기준이 있나… 내가 가치를 못 알아보는 것일까 자신이 없고 스스로를 신뢰하지 못한다.

- 내 관심사가 아이에게 그대로 흘러가는 것을 느끼며 아이가 살길 바라는 모습대로 내가 살면 되겠구나…

- 사람을 만나며 에너지가 흐른다. 나는 접객이 업이다.

- 내 감정이 중심이 아니라, 아이의 감정이 내 중심이 되길… 아이 태도 운운하기 전에 내 태도부터 다지길

- 난 이미 경험한 8살의 유니버스

- 아이의 세계에서 그럴 수 있다. 문제는 그걸 크게 만드는 어른의 태도

- 사람을 가리는데, 나를 무시하는 사람, 나를 이용하는 사람. 조용히 그 사람을 차단하거나 끊어버리는데, 이거 잘하고 있는 거 맞아? 시장에 아침엔 사람이 드글대지만 살 것이 없는 저녁엔 사람이 없는 것이 당연한 이치

- 노는 물이 감사하다. 대충 넘겼던 대목도 친구들 덕분에 다시 살아나는 경험이 많다.

- 괜찮은 척 멀쩡한 척하느라 속을 다 버렸는데 괜찮은 척 나를 꾸미지 않으니 끈끈한 연대가 느껴진다. 질투라는 감정도 인정하니 내 마음이 고와진다.

- 나를 바꿔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있다.

- 사람은 말하는 대로 생각한 대로 살게 된다.

- 내 인생의 1원칙 : 1원칙이 없으니 바닷가 모래 위에 <하루>라는 집을 쌓고 있다.

- 집중과 경험의 외줄 타기 (원칙이 없으니 집중해야 하는지 경험해야 하는지 모르고 있다.)

- 엄마의 마음보다 아이의 마음을 보듬어줘야 한다. 그거 어떻게 해야 하는 건데? 난 그런 케어를 받아본 적이 없는데, 누가 좀 알려줘

- 나에게 너는 (서원이, 지온이) 빛이야… 어두컴컴한 곳에서 내가 가야 할 방향을 알려주는 빛

- 엄마가 처음이라는 말은 어디까지나 나를 방어하기 위한 변명일 뿐. 어른스럽지 못하다. 서원이의 <엄마는 참 어리다>라는 말이 계속 남는다.

- 아이의 말을 판단하지 말고 아이의 감정에 경험에 함께 파도를 타자.

- 육아현장에서는 <화>로 가득한데, 한발 떨어진 현장에서는 미안하고 사랑하는 마음에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 화만 내는 내 모습, 협박 육아

- 나는 엄마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모르고 있다.

- 너무 떨렸는데, 경기가 끝난 후 너무 재미있었어.

- 원칙과 진리는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이행하여 성공하는 사람은 드물다. (라이프스타일을 팔다.)

- 지쳤고 나 스스로 지치게 만들었다.

- 요리 내가 진짜 잘하고 싶어 하는 게 맞는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 아이들에게 잘하고 싶은 마음에 ”요리하는 나“로 이미지화 시키는 것인지?

- 확신했다. 서원이의 강박증이 또다시 터져 나왔다.

- 아이는 내 눈에 무척 이기적이다. 배려와 매너, 동생에게 양보를 강요하지만 서원이는 그냥 그런 본성의 아이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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