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공원과 함께하는 일본 불교의 역사와 문화
■ 특별전 토다이지의 법회 ‘오미즈토리’
나라국립박물관에 답사 중 특별전으로 2월 4일부터 3월 19일까지 토다이지의 법회 ‘오미즈토리御取水’가 진행되고 있었다. 오미즈토리는 일본의 대표적 불교 축제 중 하나로, 일본 불교문화의 중요한 유산 중 하나이다. 오미즈토리는 ‘물의 행렬’이라는 뜻이 있는데 이는 경내 샘물을 가져와 3월 1일부터 14일까지 심신을 깨끗이 한 승려가 십일면관음 앞에서 회개하고 천하의 평화 등을 기원하면서 불교 수행을 하는 것이다. 752년에 토다이지 실충화상이 처음으로 집행한 이후, 한 번도 끊이지 않고 1270년에 걸쳐 계속 수행해 왔다고 전해지며 이는 토다이지의 역사와 함께한다.
박물관에 전시되는 토다이지의 법회 오미즈토리는 이 시기에 맞추어 전시하는 특별전으로 관련 모형과 함께 다양한 유물들이 전시된다. 전시 모형은 매우 정교하게 제작돼 있으며, 일본 불교문화의 중요한 역사와 전통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법회에 사용하는 다양한 소품인 수도승이 사용하는 고리, 물양컵, 매 등과 같은 수행용품, 그리고 축제 중에 사용되는 다양한 불빛, 물촛불 등도 함께 전시돼 있다.
이러한 특별전에서 볼 수 있듯 지역 사찰과 신사를 비롯한 문화재 소유자의 협력을 얻고있다. 특히 불교와 관계가 깊은 고미술품과 고고 유품 등의 문화재 보존을 위해 조사와 연구를 하고 있으며 전시를 통해 불교 신앙이 탄생시킨 미술과 그 배경에 있는 역사와 문화를 전하고 있다.
■ 중요문화재 ‘구 제국 나라박물관 본관’ 명품전
나라국립박물관은 도쿄국립박물관, 교토국립박물관과 함께 메이지시대에 설립된 3대 국립박물관 중 하나이며, 현존하는 일본 4대 국립박물관 중 하나다. 1894년에 준공된 구 제국 나라 박물관 본관은 건축가 가타야마 도쿠마片山東熊의 작품이다. 일본 건축에 프랑스를 위시한 서양의 예술적 양식을 도입한 것으로 유명한 인물로, 자신만의 독보적 스타일이 있어 이 건물도 중요문화재로 지정됐으며, 120여 년 동안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담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신관이 지어진 이후에는 나라불상관으로 활용하며 명품전 ‘주옥같은 불상들’을 전시하고 있다. 13곳의 전시실이 있으며 주로 아스카 시대부터 무로마치 시대에 걸쳐 만들어진 불상이 전시되어 있다. 메인 전시실에서는 쇼케이스에 들어있지 않은 중요문화재 불상 등을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다. 제13실 ‘파손 불상 잔존물 컬렉션’에서는 파손된 불상의 손, 발 등 잔존물이 전시되어 있다.
시기별 다양한 일본 불상을 볼 수 있지만 특히 눈길을 끄는 불상은 중요문화재로도 지정돼 있으며 특별공개하고 있는 ‘금강역사 입상’이다. 이 불상은 5미터가 넘는 대형 불상으로 1339년에 나무로 제작했다. 나라 요시노쵸吉野町 킨푸센지金峯山寺 국보 인왕문에 안치된 금강역사상으로 인왕문은 2018년도부터 대규모 수리가 시작돼 함께 보존수리가 됐다. 불상 내부 명문을 통해 난보쿠쵸 시대 1338년부터 다음해에 걸쳐 나라 불공 코죠康成가 제작했음을 알 수 있다. 올려봐야 할 만큼 거대한 조각상으로 분노를 드러낸 극적인 표정과 역동적 자세가 압도적 모습을 보여준다. 그 외에도 특별공간으로 청동기관 ‘사카모토 기증 컬렉션’은 사카모토 고로坂本五 교수가 기증한 상(은)나라부터 한나라까지 청동기 걸작을 전시하고 있다.
■ 일본 불교미술 연구와 보존의 중심
나라국립박물관은 일본 불교미술 연구의 중심이기도하다. 불교미술자료연구센터는 1980년 불교미술에 관한 조사연구 자료의 작성·수집·정리·보관 등과 이와 관련해 도서·모본·탁본·사진의 공개를 주목적으로 설립했다. 도서·사진 등에 대해서는 1989년 5월부터 일반공개를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각 연구 분야에서 학술 정보 자료의 공동 이용과 정보 시스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개방하는 자료는 도서 약 8만 3940권, 약 3000종의 잡지, 전시회 도록 약 1만 6855권, 사진 약 19만장과 함께 1895년 개관 이후부터 1974년까지 유리건판 약 1만 3000장의 화상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박물관에서는 문화재를 보존하기 위해 수리가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2002년에 문화재보존수리소를 개소해 칠공예에 관해서는 관내에 설치한 공방에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수리 작업을 해왔고, 나아가 조각과 회화·서적의 보존처리시설도 확장하고 있다. 국보·중요문화재를 시작으로 지방 공동 단체 지정품 등 중요한 문화재 수리에 많은 작업을 착수했고, 더불어 수리에 관련한 연구 활동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