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사랑스러운 계절은,
소복이 쌓여있는 눈밭을 뽀득뽀득 걸어내는 순간도,
베일듯한 겨울바람 사이에서 맞잡은 두 손의 온기도,
익숙한 캐럴이 주는 아늑한 음률의 공간도.
앙상한 가지만 남겨진 나무들도,
질척이는 녹아버린 눈들로 생겨난 웅덩이도,
아린 고통이 뺨으로 느껴지는 날들도.
모두 한 마음으로 겨울이라고 말할 테지.
겨울에 찾아온 사람도, 겨울에 떠나가는 사람도
사랑을 온전히 받아들인 이들일 것이다.
차가운 손끝을 녹여주는 내 품으로
한해의 끝이라는 이별의 마음을
시작이라는 설렘으로 바꿔줄게
모닥불 앞에서 느껴지는 따스함을
고개 숙여 푹 파묻히는 목도리의 포근함을
너에게 있기에 내가 안심하고 떠날게
사랑해 주기에 너무나 완전한 계절이야
너를 사랑한 만큼 온전히 떠날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