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텃밭에서
봄
봄이 혈관 속에 시내처럼 흘러
돌, 돌, 시내 가까운 언덕에
개나리, 진달래, 노오란 배추꽃
삼동을 참아온 나는
풀포기처럼 피어난다
즐거운 종달새야
어느 이랑에서나 즐거웁게 솟쳐라 곧
푸르른 가을은
아른아른 높기만 한데
ㅡ윤동주
ㅡㅡㅡㅡ봄이 오는 길목에 붉은 희망꽃이 피어난다. 혈관처럼 봄이 흘러 툭툭 불거져 나온다. 선혈이 낭자한 앞뜰이 아른아른 아직은 높다. 곧 있으면 깨어날 붉은 앞날을 생각하니 마음마저 붉어 이미 마음은 돌아서고 있다. 차가운 봄바람에 멀리 기척이 인다. 노오란 개나리도 필 것이고 진달래도 필 것이고 나의 뜰에도 부추꽃이 필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