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진 너를 세우려 잠시 더듬었을 뿐인데
온몸을 감는 흐느낌
누군가 웅크린 나를 거두어주었을 때
그런 향내를 건네준 적이 있을까
너나 나나 지하철처럼 덜커덩거리는 줄기에
하루를 싣고 달리고 있을 뿐
자꾸만 꼬구라지는 삶에 경배하면서
순간을 반짇고리에 담긴 실로 꿰어가면서
꼭 너만큼만 훌쩍거리며 달음박질하다 보면
인연의 실패가 모두 감겨 새끼손가락 걸듯
이현령비현령 감아 돌리는 실오라기가
그런 향내를 건네줄 수 있을까
어느 날 고샅에서 엉킨 두 개의 실패를 보았을 때
아, 또다시 온몸을 감는 흐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