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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부맥가이버 Oct 22.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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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츠렸던 새싹이 돋아날 준비를 하던 올해 2월부터 시를 지었다.

밥 짓다가, 청소기를 돌리다가, 다섯 살배기 늦둥이를 재우다가 머릿속에서 석촌 호수 위 오리배처럼 둥둥 떠다니는 생각을 잊을세라 받아 적었다. '주부시 살림구 주방동'에서의 삶이 시작된 것이다.

시를 전혀 몰랐다. 어떻게 쓸지도 알 수 없었다. 범죄를 저지른 적 없이 살았다고 자부하지만 글판에서 사기를 치기 시작했다. 써놓고 시라고 우기기. 그렇게 쓰며 여기까지 왔다. 가을걷이가 시작되는 10월, 추수하듯 막무가내로 80여 편의 시를 3권의 브런치북으로 묶는다.

가짜 시인의 시집 1호 독자는 어김없이 '나' 자신이 될 것이다. 온갖 거짓이 난무하는 세상이다. 그로 인해 개별로 얻는 상처는 말해 무엇하랴. 하지만 시는 아니다. 거짓인 듯 생의 진심이 가득 담긴 글은 분명 나를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으로 초대해 주었다. 이제 여러분의 손을 그곳으로 이끌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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