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화. 건축 허가 신청

집 지을 준비

by 세온

토지를 계약하고 건축 허가까지 꼬박 1년 반이 걸렸다.

이미 완성되어 눈으로 보이는 폭 6m 도로가 길이 20m 넘게 멀쩡히 있었지만, 토지이음 상으로는 임야로 되어있어서 그것으로는 건축허가를 낼 수가 없다고 한다. 그 도로를 지나서 위치한 토지에 건축을 하고 사용승인이 나야 '도'자가 찍히는지 지금까지도 임야로 되어있으니, 그 도로로 건축허가를 득하려면 아직도 집을 짓지 못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앞집이 완성되어 사용승인이 나고, 앞집과 접한 도로에 '도'자가 찍히자, 우리집도 짧지만 공식적인 도로에 접하게 되었다.

도로와 접한 길이가 딱 2.5m였는데, 토목허가를 신청하기로 한 측량사무소 대표가 2.4m만 넘으면 건축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면서 토목 설계도를 약간 수정해서 신청해 보겠다고 했다.

건축 허가는 측량사무소와 설계사가 공동으로 신청하게 되어있다. 시공사와 긴밀한 사이인 설계사는 건축 허가를 위한 제반 서류를 다 준비해 놓고 기다리는데, 토목 쪽에서 서류가 늦어지는 듯했다.

지루하게 기다리던 중에 군청 건축허가과에서 보완사항으로 2단 보강토 블럭에 대한 구조 안전진단을 실시한 후 서류를 첨부하라는 안내가 왔다. 군청에서 원하는 절차를 마치고 서류 제출까지 몇 주 더 지연이 되었다.

드디어 모든 서류를 완비해서 군청에 제출한 때가 9월이니, C 소장과 미팅한 지 5개월 만의 일이었다. 3주면 나온다던 건축 허가가 공휴일 빼고 계산하는 계산하는 것이라는 것을 몰라서 생각보다 늦어지자 속이 얼마나 탔던지. 혹시 건축 허가가 안 나는 땅을 잘못 산 것 아니냐며 안달하는 내게, 남편은 그럴 리가 없으니 걱정 말라고 또 다독거려야 했다.

건축 허가 소식은 자연휴양림에서 들었다. 그때도 평소처럼 산행을 다녀와서 숙소로 돌아왔을 때 그 소식을 듣고, 집을 이미 다 지은 것처럼 좋아했다.

내 키만한 풀만 가득하던 토지를 지켜보는 맘이 쓰렸는데. 꿈만 꾸던 일이 실현되는 것을 눈앞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은 확실히 큰 즐거움이다.
무슨 배짱으로 집 짓기에 대한 기초지식도 없이 덤볐는지 지금도 이해가 안 되지만, 너무 몰랐기 때문에 벌일 수 있는 일이 아니었을까 지나고 나서 짐작해 본다.
분양하는 토지 구입하고 돈만 내면 아파트처럼 내 집 열쇠 받는 줄 알던 무식한 예비 건축주였다.

6개월이면 화단 만들 수 있을 줄 알고 미리 나눔 하는 카페에서 씨앗을 잔뜩 나눔 받기도 했다. 그 씨앗의 반도 활용하지 못한 것 같아서 부끄럽다.
마음에 맞는 건축 시공사를 만난 것은 우리의 복이라고 할까. 엉성하게 그린 설계도면을 보고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C 소장은 마음이 급했나 보다. 그도 그럴 것이 8월로 계획했던 착공 시기가 두 달이나 늦어진 때문이었다. 게다가 두 달 만 있으면 12월이고 양평의 겨울은 춥기로 소문이 난 곳이란다.
건축 허가받기까지의 과정이 그렇게 지루하더니, C 소장은 날 추워지기 전에 한다고 속전속결 시원시원하게 추진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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